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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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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여정..


BY 수니 2004-09-18

        따스한 차 한잔을 들고 창가에 섰다.
        오다가 말다가 하는 비가 주말을 적셔놓고
        저만치 가을향을 가득 뿌려 놓았다.
        휘이익 돌아가는 갈바람이 가슴으로 스며들어
        그 스산함에 팔을 슥슥 문질러 본다.
        가을은 소녀의 마음으로 차창을 서성이게 한다.
        이 무슨 망발(?)인가...
        중년에 소녀같은 감성으로 계절이 보이고
        사람이 보이다니..
        아직도 성숙되지 못한 내면에 빈공간이 있음인가..
        그 의문을 던져놓고 대답조차 찾지 못한체
        긴 시선던져 먼산만 바라본다.
        한참을 그렇게 서 있다가 다시 제 자리에 돌아와보니
        여기저기 신문과 보다만 책들이 뒹굴고 있다.
        이미 싸늘히 식어버린 차 한모금을 마셔보지만
        더욱 스산하다.
        다시 뜨거운 차 한잔을 끓여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