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남편의 까칠함을 싫어하는 사람이다.
불편함을 속으로 삭히지 않고 말로 표현하기에 옆에 있는 내가
피곤하고 힘들다고 생각했다.
그반면 난 너그럽고 이해 잘하는 착한 와이프라는 착각으로
살아왔다.
그런데 요즘 남편의 장점이 서서히 눈에 들어온다.
우선 몸 관리를 잘한다.
점심시간에 사무실 근처를 걸으며 어싱(맨 발로흙길을 밝는 것)을
꾸준히 하고있단다.
주말에 어슬렁거리며 시간을 보내지 않고 계획을 세워 시간을 보낸다.
가끔은 철두철미한 계획에 내가 짜증을낸다.ㅋ
평일에도 퇴근 후에 피곤하다는 이유로 남들은 텔레비전 앞에서
시간을 보내지만 남편은 꼭 보는 프로그램만 보고 책을 더가까이 한다.
절대 과식을 하지 않는다. 어느 때는 내가 더 많이 먹는다.
소식하는 것은 아버님을 닮았나 보다.
샤워를 자주 한다.너무 자주해서 수도요금이 좀 많이 나오지만
깨끗해서 좋다.
아는이는 남편이 너무 안 씻어서 스트레스 받는다고 하는데 거기에 비하면 고마운 일이다.
정리정돈을 잘한다.
내가 일부러 쓰레기통을 주방에 놓지 않아서 테이블 위에 휴지를
올려 놓지만 나의 잔소리도 조심하고 있다.
얼마 전 까지만 해도 난 남편에 대해 불만이 많았다.
작은 행동마다 이유없이 싫고, 미워하며 뚱한 표정으로 대꾸를 했다.
지극히 갱년기 증세로 넘기기엔 내가 너무 못된 여자라 생각하고
마음을 바꿔 먹기로 했다.
가장의 자리가 얼마나 버겁고 힘든지 요즘 새삼 느낀다.
남편친구들도 슬슬 정년퇴직을 하고 쉬는데
아직까지 열심히 사회생활하는 남편이 고맙고 나도 기꺼이
협력자가 되려고 노력한다.
각자의 개인생활을 존중하며 함께 취미생활을 공유하는 부부가
생각보다 많지 않다는데 닮은 것도 많은 우리부부가 얼마나 다행인가?
이런 생각을하는 내가 또 언제 마음이 바뀌어 남편에게 토라지고
미운 짓을 할지 모르지만 지금 나의 마음은 이렇다는 것을 적어본다.
지금의 나의 생각과 행동이 중요하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