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는 뱃속에서 나를 키우실때
밤이 지나고 새벽이 올때까지 기다림을 배웠는지 몰라
너에게 매일 사랑의 전화를 건다
당신은 반가워 눈물 고일듯 흥분하고
너의 목소리에 가슴이 떨려온다
전신이 비춰 보이는
또다른 내가 서 있는 거울 앞에서
후후 물을 뿌려 너에게 전화 번호를 쓴다
032-245-0000 245-0000
물에 빠져 허우적 대며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사랑에 빠져 죽을 힘을 다해
너에게 전화 번호를 전하면 당신은
기다렸다는 듯 웃는다
도대체 내가 얼마나 너를 생각한다고
가슴을 뒤집어 보여줘야 하나
네 앞에서 비를 맞으며 울어야 하나
눈물이 비처럼 내려 비가 되어야 하나
너는 내 생각에 나를 흔들고
창에 어린 나뭇 가지가 울고
기다림이 부비며 보름달 같은 외등에 흔들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