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뒤에는 대숲이 그늘을 드리우고
밤이면 그 무게에 눌려 잠이 깼다
어머니는 대숲을 갈아 엎었다
포크레인이 우르릉 왔다 가고
그 자리에는 하얗게 깨꽃이 피고
사이좋게 고구마가 여물어 갔다
겨울이면
시누대로 발을 엮은 고구마 둥지가 만들어
지고
시누대 사이로 삐져 나온 고구마를
점심이 되면 먹었다
허기진 그날처럼
대숲이 이는 가을 하늘을 따라
어머니는 달디달게 고구마를 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