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야
가을에 낙엽지는 소리가 들리지 않니
멀리서 산 아지랑이가 피어나는 것처럼
순수했던 시절
그 꿈들이 지금은 별 낙엽이 되어
떨어지려 하는구나
두빰을 스치는 바람결에도
가을이 묻어있고
적막한 고은 빛 하늘가에
은색 구름도
가을을 달고 흐르는구나
은행처럼 작은 가슴에
세상을 품을것 같은
부푼 꿈들
네잎 크로바 노트북에
밤새워 알알이 새겨 두고
코스모스 한 잎 두 잎
엽서를 만들어
쑥스럽게 전해주던 손 길
친구야
가을에 낙엽지는 소리가 들리지 않니
헤어짐에 아쉬어
무겁던 발 걸음
그 사이로 흩어지던
낙엽조각들
눈물처럼
고이던
슬픈연가가
가을을 닮아
더욱 애달프다 던
친구야
이 가을엔 낙엽지는 소리가 들리지 않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