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작가

이슈토론
공연음란죄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배너_03
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조회 : 4,645

왜, 왜가 없을까?


BY 낸시 2022-05-13

화분을 사러 갔다 오는 길에  주차된 차를 빼려는데 내 차 앞이 비어있다.
차는 뒤로 빼는 것보다는 앞으로 나가 빠지는 것이 쉽다.
문득, 남편이 했던 말이 떠올랐다.
"주차된 차는 앞으로 빼면 안되고 뒤로 빼는 거라고 누가 그랬어."
남편의 말이 떠올랐지만 나는  차를 천천히 앞으로 빼서 주차장을 빠져나왔다.
주차장을 빠져나오면서 남편이 한 말을 곰곰 되씹었다.
왜 차를 앞으로 빼면 안된다고 했을까?
왜 그 말을, 누가 그렇게 말했다고 했을까?

수학교사를 하던 때, 아이들에게 내가 강조한 것은 왜? 하고 물어야 한다는 것이었다.
교사노릇을 하면서 가르친 것보다 배운 것이 더 많다.
무엇이든 왜? 하고 묻는 버릇이 생겼고 그것은 살아가는데 큰 도움이 되었다.
 
젊어서 남편은 자기는 논리적인 사람 나는 비이성적인 사람 취급을 했다.
나보다 좋은 대학을 나와 좋은 직업을 가졌으니 그리 믿었던 것 같다.
그런데 40년을 같이 살고보니 전혀 반대로 남편은 감정이 나는 이성이 앞서는 사람이었다.
나는 무엇이든 왜를 묻는 편이었고 남편은 그렇게 묻는 나를 피곤하다 하였다.
답을 피하는 경우가 많았지만 어쩌다 답하는 경우 그 답은 날 더욱 답답하게 만들었다.
그냥, 그러고 싶어서 이거나 남들이 그렇게 말하더라가 답인 경우가 많아서다.

예를 들어, 식당을 하는 나는 새로운 음식을 만들어 종종 남편의 의견을 묻기도 한다.
먹어보고 난 후,  남편의 답은 이것이다.
"모르겠어. 미국사람이 이런 음식을 좋아할런지."
남편의 입맛에 어떤지를 물은 것이지  미국사람이 어찌 생각할까를 물은 게 아니다.
이민온 후 할 일을 정하기 전에 무엇을 하고 싶은지 남편에게 물었을 때도 같았다.
하고 싶은 것이 아니고 무엇을 해야 먹고 샆 수 있는지가 중요한 것이라고 하였다.
무엇을 해야 먹고 살 수 있나는 내가 무엇을 하고 싶은가가 답이다.
식당을 해도 망하는 사람이 있고 흥하는 사람이 있다.
무엇을 하든 망하는 사람 흥하는 사람이 있기 마련이고 그 차이는 누가 하느냐다.
결국 좋아하는 일을 해야 성공하는 것이니 중요한 것은 내가 무엇을 좋아하는가인 것이다.
남편은 나하고 달리, 누가 무엇을 해서 돈을 벌었다더라에 관심이 있었다.

왜하고 묻는 날 피곤하다는 남편은 말이 안되는 말을 수없이 한다.
왜하고 묻지 않는 사람은 논리가 없는 사람이라며 상종할 인간이 못된다고 한다.
우리 주변에 누구누구가 그렇다고 흉을 보기도 한다.
정말 그럴까 따져보지도 않고, 으잉 그으래? 그런거야...하면서 헛소문을 퍼트린단다.
내가 같이 살아보니, 자기도 그렇던데,  자기는 아닌 줄 안다.
남편을 보면서, 코미디언이 따로 없다는 생각을 한다. 
남편은  뉴스를 보면서 흥분할 때도 많다.  
정치뉴스를 보면서 흥분하는 남편을 보면서 속으로 이렇게 생각한다.
딱 당신하고 똑 같은 사람들이구먼...
세상이 참 요지경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