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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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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과의 시간


BY 마가렛 2022-05-07

딸과의 시간
인천공항에서 딸을 배웅하고,
소나무 숲이 보이는 카페에 앉아 아침의 여유로움에 빠졌다.
딸과의 지난 시간을 잠깐 생각해 본다.
2년 3개월만에 재회한 우리 가족의 상봉.
건강해진 딸의 모습을 보니 안도의 숨을 쉬게 되고
 한층 성숙해진 언행을 유심히 보며 역시 딸은 여전히
사람을 배려하고 자기의 주장을 똑부러지게 하는 모습은
변함이 없었다.

우리보단 친구와 만나고 어울리기 바빳던 딸이지만 이번에 못 만난 친구들은
다음을 기약했다니 누굴 닮았는지 친구관계는 참 부럽다.
요가복을 갖추어 입고 홈트를 열심히 하는 걸 보면서
혼자 사니까 건강에도 관심을 갖고 실천하니 다행이구나 싶었다.
간간히 나와 데이트를 하면서 소소한 행복을 호사롭게 누렸다.
내가 좋아할 거 같다고 작은 선물을 내미는 딸을 보면 영락없이 어린시절의
딸 모습이다.
시간을 쪼개어 친정엄마도 찾아 뵙고 옛동네의 친구가 함께 보자는 간청(?)으로
그녀의 아들과 넷이 만나 즐거운 시간도 보냈다.
이성을 떠나 유치원,초등학교의 선후배라는 끈끈한 정과 함께 자족 여행도 했던 그들에겐
어색이란 끈을 금방 풀게하고 자연스러운 대화로 이어지는게 보였다.
공유함과 추억에 사람의 정이 쌓여서, 세월이 흘렀음에도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는
그런 느낌의 만남이 좋았다.
어렸을 때부터 우리 딸을 이쁘게 봐 준 그엄마와 나는 잊을만하면 한 번씩 만나 서로의 속마음 까지 푸는 관계다 보니 아이들도 편하게
스스럼없이 대화의 주측을 이루는데 어려움이 없었다.
사람과 사람의 만남이 이럴 땐 참 유쾌하다.
아이들의 어린시절을 마음에 맞는 이웃과 잘 지낸 것도 큰 기쁨이고 감사할 일이다.

딸은 오늘 또 떠났지만 딸이 챙겨준 용돈과 선물을 보면서 한동안
딸의 빈자리를 자꾸 떠올리며 헌실에 익숙해지겠지.
바쁜 아침대신 챙겨 먹는다는 건강스무디를 딸에게 배워 딸에게 해주면서
아침에 함께 먹으니 나도 건강해진 기분이었다.

내가  딸에게 건넨 지폐가 천엔인지 만엔짜리 지폐인지 혼란스럽다.
하늘에 떠있는 비행기에다 물어보긴 그렇구 이따가 집에 도착했을
시간쯤 딸에게 물어봐야겠다.
엄마의 허당같은 행동을 딸은 벌써 눈치채고 웃고 있을수 도 있겠지만.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