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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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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웃 언니


BY 마가렛 2022-04-19

베푸는 걸 유난히 좋아하는 사람이고, 정이 넘치는 사람이다.
말이 많아서 특히 정치 이야기를 돌직구 하시니
좀 거리를 두고 싶다가도 마음 만은  거짓이 없고 꾸밈이 없는 사람이라
거리를 두기가 쉽지 않다.ㅎ
꽃은 또 얼마나 좋아하고 잘 가꾸는지 그 언니네 베란다는 사계절이 꽃집이고 화원이다.

오후 세 시가 지난 어느날,
언니네 집에서 꽃을 구경하며 이웃 동생과 셋이 커피를 마셨다.
조금은 더운 날씨에 언니는 맛있는 커피를 만들어 주신다며
내가 좋아하는 라떼를 진하게 내려 주셨다.
집은 바빠서 치울 시간이 없어서 지저분하지만 바닥은 꼭 걸레질을 한단다.
그래서 그런지 어수선한 가운데 나무 바닥인 주방은 반질반질 윤이 난다.
솔직히 난 청소기는 자주 돌려도 걸레질은 자주 못하는데, 그것도 손이 아프다는 핑계로
밀대로 미는 흉내만 내는데 언니는 걸레질을 꼭 앉아서 손으로 한다니 대단하기도 하고
세대 차이도 난다는 생각에 갑자기 우리엄마가 생각났다.
엄마도 걸레질은 꼭 앉아서 하신다. 그래야 개운하고
청소를 한 것 같다고 말씀하셨는데.

배가 부르다고 하는데도 대처토마토와 천혜향을 함께 내주시며 어서 먹으라고
손짓하는 언니의 말투에서 사뭇 정이 넘치는 큰언니가 연상 되었다.
난 언니가 없지만 나이가 차이가 나고 알뜰하게 챙겨주는 사람들을 보면 큰언니의 마음이
저렇겠다 싶은 마음에 흐뭇하고 기대고 싶어진다.
이곳으로 이사왔을  때 참 낯설었는데 가장 먼저 정갑게 다가온
이웃언니라 고맙다.
이야기 중에  언니를 찾는 현관 벨소리가 울린다.
언니와 가깝게 지내는 이웃 친구라는데 손에는 김치통이 들려있다.
잘 먹었다는 인사와 별거 아닌 과일을 좀 담아왔다며 김치통을 내미는 그분은
참으로 곱고 여성스런 이미지를 가지셨다. 인상이 참 좋아 보여 나도 저렇게 곱게
나이들고 싶다는 생각에 그분께 인상이 좋으시다며 인사를 나누었다.

언니는 이야기를 하면서도 손은 분주하셨다.
냉동고에서 뭔가를 꺼내더니 우리에게 한 꾸러미씩 나누어 주시면서
조기라며 작지만 깨끗하게 손질해서 맛이 괜찮을 거란다.
맛있게 드시고 댓글 부탁한다는 말에 우리는 웃으며 고맙게 잘먹겠다고 인사를 했다.
운동을 좋아하고 다양한 연령대와 어울리는 언니는 목소리도 크고 우렁차다.
늘 건강한 모습이 보기 좋았는데
당신의 속살까지 살짝 내보이며 매일 운동을 하다 보니 뱃살이 하나도 없다며 자랑을 하신다.
정말이지 뱃살이 하나도 없어서 놀랬다.

저녁 반찬으로 언니가 준 조기를 구웠다.
조기 대가리까지 잘라내고 내장까지 깨끗하게 정리된 조기는 더이상 손이 갈 필요도 없었고
적당히 해동이 되어 팬에 구우니 맛이 있었다.
언니에게 후기를 올려주니 오히려 당신이 고맙단다.
언니처럼 조기를 손질해서 냉동 보관하며 좋겠다 싶어 나도 그대로 복습을 하려고
조기를 샀다.
바쁘다는 핑계로 손질를 못했으니 이제 슬슬 조기를 손질해서 냉동고로
안착 시켜야겠다.
받았으니 나도 뭔가를 언니께 드리고 싶은데 무엇을 드려야 되나.....

이웃 언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