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일을 김장준비하느냐 여간 바쁜게 아니었다
우리어머니는 슬하에 아들 셋 딸 둘 이렇게 두셨다
옛어른들 말씀으로는 다복하신것이다
예전에 슬하에 다 두고 계실때에도 김장 엄청 많이 하셨는데
다 결혼시키시고도 자식 다섯 모두 김장을 해주시느냐
여간 복잡하고 힘드는 일이 아니다
지금까지 딸 막내아들 김치 대주시고 계시는데
올해로서 이제 시골집에서 김장은 마지막이다
농사지을 땅도 없거니와 좁은 아파트에서는 김치같은거 한다는거 엄두도 못내고
사는 형편이시니 어머니 말씀으로도 올해로 끝이란다
우리 어머니는 밥도 불때서 하는것만 아시지 가스에다 하시는건 못하신다
그래 불때서 하시다가 바로 전기밥솥으로 바뀌시었다
가스에는 국이나 하고 반찬이나 하는거로 생각하신다
여섯집에 김장을 해야하니 모든게 많다
배추도 숫자를 헤아릴수없고 무도 그렇다
마늘 생강 젖갈 생새우 굴등 돈도 많이 들어간다
모든건 어머니와 내가 준비하고
동생들은 입과 김치담을 통만들고오면된다
올해도 배추 절이거 내려가니 동네아주머니들이 절여주시어
난 무우 갓 파 등을 씻고 올라왔다
예전에는 우리어머니 이틀씩이나 배추를 절이셨는데
올해는 동네분들이 하셔서 소금을 많이 넣었다고 아마
내일 김치해야할거같다고하시어
아침에 또 일찍내려가니 벌써 아주머니 두분이서 무채를 썰고계신다
배추는 절은것도있고 덜 절여진것도있고
배추를 다시 손을쳐서 넣고 무채를 썰고 김치담을 준비를 하는데
작은시누이 내외가 왔다 이런때는 무진장 반가웁다
내 혼자해야하는데 도와주니 아니 반가울수가 있나
시누이 남편도 무채를 썰고 양념준비를 다하고
점심을 먹고는 치우지도 않고 절여진 배추만을 씻어 넣고는
시누이 남편이랑 같이 무채를 버무렸다
이거 상당히 힘드는 작업 시누이 남편 이마에 땀이나고
난 숨이 차다
이렇게 하여 모두 만반에 준비를 끝내고 김치속을 넣는데
어머니께 선언을 했다
오늘 온사람은 내일 오지 말기로
오늘 세집 김치하고 내일 오는사람 각자 알아서 넣어가라고 하자고
어머니도 그러라고 하신다
그래 어머니네것 우리것 시누이네것 그렇게 세집 김치통 모두 채우고
남은건 큰 통에 담았다 내일 갖이고 갈사람 갖이고 가라고
어머니 말씀 내일은 많이 먹을 집만 있고 일할지도 모른것들만있어
생일집에 점심도 못먹으러 가시겠다고하여 다한거 속도 못넣겠냐고하며
적을지 모르겠다고하여 배추을 다시 큰통에 하나가득 절였다
부모에 마음은 끝도 없나보다 나이 50이 적어서 속도 못넣을까봐 걱정을하시니....
올해 김장으로 우리 대가족 김장이 마지막이다
내년부터는 사먹든 해먹든 각자 알아서 해야한다
그동안 김장할때마다 동서가 안와 속상해할때도 있고
왜 나만 어머니는 오라고하나 하여 속상해하고
약오르고 이런저런 사연도 많았는데 나도 나이를 먹어가며
이왕에 이런거 화내면 뭐하나 하는생각에
와서 도와주면 고맙고 안와도 그만이고 내 노력봉사로 남이 즐거우면 그것도
복짓는 일이요 그렇게 생각하니 맘이 편하다
내년 김장은 어떻게 될지모르나 이제 그 넓은 집에서 김장도
올해가 마지막이다 생각하니 오히려 아쉽기도
올해에 김장 사연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