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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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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암 논개


BY 박엄마 2005-08-21

                            발칸포 같은 빗줄기로   

                            남강 물을 부수고 어지럽힐지라도

통, 통, 통

튀어 오른 물은

장마 통에나 실컷 변덕부려보는

여인의 통곡이다


 

촉석루 술잔에 빠진 쪽발이의 삶을 

다섯 폭 다홍치마에 감싸고

씩씩거린 혓바닥을 

은조사깨끼저고리옷고름으로 감아 묶으며

성난 열손가락의 반지는

헉헉 술 썩는 쓸모없는 사내 한허리를

한 몸인 척 

아름 속에 끌어안고

소용돌이나사에 휘말린 낙엽의 그림자가 되었네


 

번갯불처럼 살다간 인생길

제사를 지내준들

혹이라도 

正二品을 하사한들


 

아쉬운 사랑에 목말라

날씨 따라 울고 웃는

그럴 수밖에 없는 한 여인인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