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적********
모니터를 안보고 자판만을
한참 두들기다보니 모두가 영어다.
화려한 시절이 떨어진 나목처럼
발가벗긴 수치심이
공허한 찬 기운에 무안하다.
앞을 보고 걷기보다는
섶다리에서
어디로 걸어야할지를 묻는
한발 뜨는 자처럼
무중력의 우주인처럼
심지가 없다.
보아하니 버팀목이 억울하게
베임을 당했으니
삶의 링 안에서는
온전한 정신으로 버티기엔
아직도 꿈속의 일이며
항의하기엔 부활이 불가하니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다람쥐 쳇바퀴 도는 삶 속에 놓여진 갓길로
긴 여행을 떠났으니
마음 고쳐먹고
이 곳과 정반대 나라 전화시설도 없는 오지에
기약 없이 갔다는 연락을 받았다. 하자
수개월이 다 되가는데 전화 한 통화 없으니
사실이라고 하자.
화장터의 오열이
까만 상복의 눈물이
하얀 가루로 변해버린 슬픈 얘기와 함께
뼈에 살이 붙을 그런 기적까지 태워버렸으니
기적을 배제한 한세상
소신껏 살다보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