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지간히도 내리는 비가 이젠 측은해 보이기도 합니다.
어쩜 저렇게도 길기만 한지......... 이젠 지칠 때도 되었다
싶으면 또 '우르르 쾅..' 그 소리에 귀를 막고 이불을 뒤집어
쓰는 나를 보고 얼마나 재미가 있을런지........
단독주택이기에 넓은 마당이 있습니다. 작은아이 때문에
'견'한 마리를 데리고 왔죠. 그 땐 '뽀미'라는 이름이
잘도 어울리더니 이젠 그 덩치에 '뽀미'라는 이름을 부르려니
어색하기도 한데 바꾸기도 그렇고 그냥 '뽀미'라고 부릅니다.
이제 막 나은 강아지였으니 그에 맞는 작은 집을 지었더니
지금은 'C'모양으로 잠을 자는 것이 측은해서 남편은
집을 만들어 줄 모양입니다. 톱질하는 소리도 들리고, 못박는
소리도 들리더니 "한 번 나와봐?" 하고 부르더군요.
세상에나....... 어른도 충분히 들어갈 수 있을만큼의 크기에
아이들은 신난다고 박수를 치고, 큰아이는 들어가 보기도 하고,
한바탕 웃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 벌어졌습니다. 남편의 말인즉,
그 안에서도 맘 편히 움직여야 한다면서 별로 큰 것이 아니라고
하는군요. 별로 큰 것이 아니라구요.......... .
아마도 그 안에서 그동안의 불편함을 맘놓고 해소할 수 있을
'뽀미'를 생각하면서 남편은 구슬땀을 흘렸을 것입니다.
'뽀미'는 무엇으로 집뜰이를 할려는지....저 큰 짐에서
얼마전 떨어진 어미를 더 생각하는 것은 아닌지,괜히 안쓰럽게
생각되어지는 것은 왜 그럴까요? 넓고 더 밝은 새 집인데도
'뽀미'는 어색한지 들어갈 생각을 않합니다.
말할 수는 없지만 마냥 신나겠죠.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어딘가를 계속 주시하고 있네요. 조금전까지 자신의 집이
덩그란히 옆에 놓여 있는데 괜한 정감이 느껴지는 모양입니다.
'뽀미'의 새로운 집은 완성이 되었습니다.
크고 멋진 집으로..... 우리집에 오는 모든 사람들이
어떤 말을 해 줄지도 기대가 되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