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을 듣다가 제목이 생각이 안 난다.
내가 아는 음악인데 왜 생각이 안 나는걸까?
눈을 감고 계속 듣다가 어느순간 제목이 떠 올랐다.
'송어' 기억이 나서 다행이다. 기쁘다.
슈베르트의 송어를 좋아하는데 왜 그리 제목이 생각이 안 났는지 모르겠다.
솔직이 이 음악만 그런게 아니다.
다른 음악도 늘 듣고 잘 안다고 생각했는데 제목이 머리에서 맴맴 돌다가
길을 잃어버리면 참으로 허무하다.
남편에게 이런 경우가 있는데 어떡하면 되냐고 물어보니 고개를 갸우뚱하더니
노래를 들을 때 제목과 함께 심도있게 마음에 새기면서 들으란다?
그냥 스쳐가는 듯한 음악으로 들으니 잘 기억을 못하는 걸까?
어쨌든 모든 것에 확실하게 집중해서 하면 좋을텐데 요즘 좀 맥이 빠진 기분이다.
특별한 일도 없고, 확진자가 계속 늘어나니 조심해서 하루를 잘 보내는데
집이 조용해서 그런가 외로움이 스르르 밀려온다.
아들도 보고 싶고 딸도 보고 싶다.
아들은 주말에 보려고 했지만 우리의 계획과는 다르게 아들이 다른 계획이 있어서
만나지 못했고,
딸도 코로나로 거의 2년 간 못 본 거 같아 무지 보고 싶다.
매일 카톡을 하고 통화도 종종 하지만 얼굴을 맞대고 이야기하는 것과 비교가 안 된다.
재잘거리는 딸의 목소리와 웃음이 그립고 그립다.
우리성당 출신 신부님께서는 칠레로 해외 선교를 떠나가신다니
어려운 시국인데 잘 다녀오시길 바라는 마음이다.
같은 라인에 사는 자매도 자주 보지는 못했지만, 오며가며 그녀의흔적을 느꼈지만
내일 이사를 간다니 이제는 그흔적마저도 히미해지겠지.
인생은 물흐르 듯 흘러가는데 어느 순간 딱 막혔다 싶은 느낌이 들면
아무것도 하기 싫고 기운이 없다.
그럼에도 한 번 웃어보고,
눈이 건조해서 책을 멀리 했지만 한번씩 들쳐 봐야지.
나의 뇌가 더 멍해지면 안되잖아?ㅎㅎ
날씨가 꽃샘 추위 때문인지 마음에 안 든다.
바람이 심하게 불어 등짝이 시러서 혼났다.
남편이 빌린 책을 반납해주러 갔다가 하필 오늘 도서관이 휴무인데다
상호대차로 빌린 책이라 반납기에서도 밀어내며 거부한다.
그래... 어찌 내 마음대로 다 되겠어.
그냥 그덕분에 뚜벅뚜벅 걸으며 겨울나무의 앙상함과 묵묵함을 느끼며
별일 없음에 감사해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