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이 팔목을 다쳤다.
민속촌에서 시동생과 널뛰기를 하다가 널판이 옆으로 미끄러지면서 넘어졌는데 대수롭잖게 생각했던게 병원에 가보니까 6주진단의 골절이라고 했다.
널판 중간에 가로로 말아놓은 멍석이 닳고 닳아서 반질거린걸 미처 눈여겨 보지 못했던 게
실수라면 실수였다.
명절맞이 마지막 코스에서 난데없는 사고를 당하고 보니 같이갔던 형제들은 모두 풀이 죽어 있었다.
특히 같이 널뛰던 시동생은 마치 자기 잘못인양 죽을 상을 하고 새파랗게 질린 동서는 한켠에 비켜서서 '어떡해요'만 연발할뿐.......
당장 돌아오는데 운전할 사람이 없었다.
모두 자기차를 가지고 갔고 유일한 여유분인 동서는 스틱은 운전 못한다고 울상을 지었다.
이럴때 대비해서 운전 연수 받아놓지 못한 나 자신이 한심했다.
억지로라도 끌고 가라면 가지만 사고의 위험을 감수해야 했다.
할수없이 남편이 죽을힘을 다해서 집까지 40여분을 운전하고 가서는 그대로 쓰러졌다.
통증과 불편함으로 하룻밤을 보내고 나니 마치 꿈을 꾼것 같았다.
그러나 한족 팔로 세수하고 밥먹고 하는냥을 보니 현실은 현실이었는데 왜 그런지 이젠 웃음이 나왔다.
옷입고 벗고 하는것 까지 다 내손이 가야하는 번거로움이 따랐지만 이상하게 안도의 숨이 나왔다.
남편은 이번 추석은 정말 잘못 지냈다고 투덜댔지만 내 생각은 달랐다
추석전전날 가벼운 접촉 사고가 앞날의 불길함을 예고 했다고 하지만 난 돌려서 생각했다.
접촉 사고를 냈지만 인사사고는 아니었기에 다행이었고
왼팔을 다쳐서 그나마도 다행이었다고.......
다칠 당시의 상황이 머리를 부딪힌것 같아서 많이 걱정을 했는데 의외로 팔이라고 해서
얼마나 가슴을 쓸어 내렸는데......
모든건 생각하기에 달렸다.
불행이라고 생각했던게 다행이라고 돌려서 생각한다면 마음이 다소 가벼워지지 않을까 하는
넓은 생각을 가지게 한 명절이었다.
이번 명절.....
정말로 운이 좋았던 한가위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