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작가

이슈토론
A씨에게 남학생 방을 쓰지 못한다고 한 학교의 방침이 차별행위라고 생각하시나요?
배너_03
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조회 : 1,594

내 노래 워뗘??


BY 蓮堂 2004-08-22

노래를 못하는 사람을 '音痴'라고 한다.

즉, 노래에 대해서 감각이 둔하거나 이해가 부족한 사람을 그렇게 부른다.

 

음치는 두 종류가 있다고 한다.

듣는 음치하고 부르는 음치.

듣는 음치는 음계를 바르게 알아듣지 못하는 것이고

부르는 음치는 한마디로 알아듣기는 알아듣되 표현을 정확하게 못하는것이다.

 

음치의 더 정확한 정의는,

'부를때마다 음이 달라진다는 것이다.'

 

시어머님의 기일에 맞춰 오랜만에 우리 5남매들이 다 모여서 제사를 지내고

다음날 가벼운 나들이를 끝낸뒤  '스트레스 해소'를 위해서 노래방엘 갔다.

 

우리 형제들의 노래 실력은..........한마디로 표현이 어렵다.

그런데도 노래방엔 한 가랭이에 두다리 걸치는 열성파 스타일들이다.

 

남편은 아예 멀찍이서 관망하다가 주변의 권유로 밍기적 밍기적 엉덩이 빼다가

 일단 마이크를 잡으면 박자, 음정, 가사무시로 일관하는데 일절만 하는 법이 없다.

 

꼭 점수를 확인해야 직성이 풀리고 높은 점수가 나오면 입이 귀에 걸리지만

낮은 점수가 나오거나 예상외의 점수를 받으면 기계를 탓한다.

업주측의 농간이라든지 엉터리라꼬...

 

제일 만만찮은 음치는 큰 시누이다.

제목을 알고 들으면 긴가민가 그 노랜가 싶게 대충 감을 잡는데

제목을 모른채 중간부터 들으면 도저히 무슨 노래인지 감이 안 잡힌다.

멀쩡한 노래가 민요 내지는 요들송으로 둔갑을 하는데.....

 

그래도 지그시 두눈감고 열씸히 음정,박자하고 따로 노는 노래지만

끝까지 부르는 성의가 눈물겹다 못해 대단하다는 생각이 든다.

 

노래 도중에 목청높히는 부분에서는 이상하게 꼭 아래로 곤두박질 친다,

그뿐만 아니라 낮은 부분에서는 고래고래 고함 지르는  재주는 암만 생각해도 희한하다.

옆에서 같이 불러주면 나까지도 음치 대열에 끼이게 된다.

 

이 시누이가 노래 부를때 동서는 아예 머리를 쇼파에 쳐박고 웃음을 참지 못한다.

발악하듯 용을 쓴 덕분에 100점이 나오자 기분좋게 만원짜리 지폐를 모니터에 철석 붙히는 호기를 부릴때면 우리는 또 한번 뒤집어져야 했다.

 

역시 시골 기계가 정직하게 사람을 알아 본대나 우쨌대나.......

그리곤 한마디 꼭 덧붙히는게 있다.

"내 노래 워뗘??"

 

이 노래방 헤프닝은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우리 형제들의 숨은 끼는 노래 못 부르는 한풀이를 춤으로 땜질 하는데........

밖에서 들어보면 무슨 싸움을 하는것 같다.

 

노래와 춤이 그야말로 규격과 원칙하고는 거리가 멀다.

그래도 천만 다행인게 며느리와 사위들은 실력이 빵빵하다

그래서 2세들은 각기 모계와 부계를 구분해서 빼다 닮은덕에 음치는 확실하게 면했다는거다.

 

노래방을 나서면 제일 신나게 논 사람은 역시 음치의 극치를 달린 두시누이와 남편이다.

새벽이슬을 맞아가면서 놀아도 성이 차지 않는지  끝나면 항상 아쉬워 한다

오랜만에 목젖에 때 벗겼다고 자가자찬을 하면서.......

 

나하고 동서들은 뒤를 따라가면서 한마디씩 보탠다.

"아이구... 이집 남매들 ....콩나물 밥은 죽어도 못 먹을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