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날 당신으로부터 날아든 한통의 메일에 전 전율했습니다.
- 당신은 나를 찾기 위해서 많은 시간을 쪼갠거 압니다.
이분이.......이분이......
잠을 이룰수 없는 상념이 짧은 여름밤을 하얗게 뒤척이게 했습니다.
서른 해를 훌쩍 뛰어 넘은 어느날 홀씨 같이 날아든 당신의 존재에 난 흔들려야 했습니다.
단발머리 기억으로 필름을 되 돌려 보았지만 전 당신의 존재에 아무런 덧칠을 할수 없었습니다.
당신은.... 그런 사람이었습니다.
당신에 대해서 아무것도 남아 있지 않은 이 현실에 왜 제가 흔들려야 하는지 모르겠습니다.
이미 사회적으로 성공한 거인이 되어서 내 앞에 선 당신 앞에
내가 보여 줄수 있는건 작고 초라하기만 한 중년의 시골 아낙에 지나지 않았습니다.
당신을 보니 왜 그렇게 화가 나는지 모르겠습니다.
서른해를 뒤로 하고 일상에 묻어버린 그 많은 시간들이 너무 억울하기도 했습니다.
'보고 싶었소.........'
라는 세월을 압축 시킨 그 한마디가 왜 그렇게 서럽게 들리더이까...
기사도 따돌린 채 어둠속을 달려온 당신에게 난, 통곡으로 그 가슴을 적셔 주고 싶었습니다.
내가.....내가 당신에게 이럴수 밖에 없는건......
인연이라는 끈에 결코 매달리지 않겠노라고 스스로에게 퍼부은 독설이
날카로운 비수가 되어 다시 돌아 왔기 때문입니다
약속된 훗날이 없었기에 내 감정도 어느듯 그렇게 식어지고 퇴색되어 버린거지만
다시금 달아 오를것 같은 불안감에 난 도망 치고 싶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가정과 마누라를 파괴(?)시킨 일중독자에게 나 역시 파괴 당하고 싶지 않다고 잘라 말하수 있는
용기를 가지고 싶었지만 참으로 힘 들더이다.
'나를 당신에게 조금만 더 머무르게 했다면 우리 이루어 졌을거요.......'
그래서 달라질수 있는 운명을 제가 거역 한 겁니까.
아니면 짜여진 당신 운명앞에 제가 조연으로 출연한것에 지나지 않습니까.
하고 싶은말
감추고 접어 두었던 말 한마디도 하지 못한채 전 당신을 돌려 보내야 했습니다.
당신의 등을 보고 몇날 몇칠을 또 아파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당신이라는 홀씨,
영원히 싹을 틔울수는 없지만 뿌리없이 내 가슴속을 떠 다니는 부유물같이
쉽게 가라 앉지는 않을 앙금으로 남아 있을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