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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씨에게 남학생 방을 쓰지 못한다고 한 학교의 방침이 차별행위라고 생각하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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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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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官行


BY 蓮堂 2004-06-29


몇달전에,
모 자동 판매기 회사에서 안내장이 날아 들었다.
ㅇ월 ㅇ일 ㅇ시에 위생교육이 있으니 빠짐없이 참석하라는__
불참하면 과태료가 백만원이라는 굵직한 반 위협적인 문구를 매달고....

이런 으름장에 어물쩡대기 싫어서 비싼 택시요금 치뤄가며,시간마춰서
교육장에 도착하니 돌배기아이 머리만한 자물통이 입을 다문채 문은 닫혀있었다.

그런데 그앞에 얼쩡거리는 _ 제법 의관을 갖춘 _ 햇밤같은 중년의 신사 하나가
나를 아래위를 훑어 보더니,교육 받으러 왔냐고 묻는다.
짧게 대답하면서 내 시선은 열려있는 봉고차 안에서 서류뭉치에 열심히 도장을 누르고 있는 비슷한 차림의 남자에게 꽂혔다.

"오늘 교육은요?"
대충 짐작을 하고 헤집고 물었다.
"예,죄송하지만 오늘은 강당열쇠를 가진 사람이 안와서 할수가 없으니...."
궁색한 변명으로 뒷말은 잘라먹고 봉고차를 향해서 턱짓을 한다.
"그래서요?"
슬슬 배알이 틀려온다.
"에...! .그러니까 교육비만 내시고 교육필증만 받아 가세요"
뭐라????
"교육필증은 교육을 받아야 주는게 아닙니까?"
가시돋힌 내 물음에 그 신사는 잠시 나를 쏘아 보더니,
"예 맞는데요....오늘은 사정이...."
할말이 없으니 뒷말은 계속 토막치고 있었다.
"그럼 교육비는? 교육도 안 받았는데 무슨 교육비를 내란 말입니까?"
순간,
그 사내의 얼굴엔 당혹감과 낭패스러움으로 벌겋게 달아 올랐다.

거금(?) 만오천원을 건네주면서 그 사내에게서 시선을 거두지 않았다.
따져봐야 결과는 뻔한것.........

멀쩡히 두눈뜨고 멀쩡한 대낮에 멀쩡하게 생긴 놈한테 멀쩡한 돈을 털리고 나니
지금까지 해 본적도 없고
해서는 안될 욕지거리를 그 사내의 등뒤에다가 퍼 부었다....물론 속으로..

쓰~~~~발~~~~조~~~~또~~~

교육필증을 받아오면서 생각하니 속은 뜨거운 김을 뿜으며 자글자글 끓고 있었다.
나 자신이 그들 음모(?)에 동조한것 같아서 맘이 편칠 않았다.
이런 관행이 지금 나라를 비틀거리게 하고있다.
조그마한 틈새를 비집고 나오는 물이 둑을 무너뜨리듯이.....

나의 못말리는 칼끝같은 성질이 기어이 전화기를 집어 들었다.
시청 위생계.
여차저차해서 이렇게 되었는데 알고계시냐고....
알고있다기에 어떻게 생각하시냐고 파고 물으니까
잘못된것으로 알지만 이런전화 기분 나쁘다고 한다.
지금까지 이런 전화 한통도 받은적이 없는데,쉽게 말해서 내가 별종이 되었다.
(이런 항의전화 두사람만 했어도 한심한 작태는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다)

그리고는 실갱이가 벌어졌다.
내말에 수긍은 하지만 이런일로 열심히 일하고있는 공무원들 싸잡지 말라고한다.
아이구 이 양반아 ,
나도 예전에 그물먹고 6년을 버텼는데 그 물맛을 왜 모르겠나?
알고 있기에 다음에 피박쓰지 마라고 미리 쓴물 주고 있는데....

그 착실한 공무원은 내가 돈이 아까워서 항의 하는줄 안다.
속에든 말 다 쏟아놓지 못하고 전화를 끊고나니 혀끝이 따갑다.
내가 누군지는 밝히지 않은것은 그네들이 두려워서가 아니고
그네들의 세치 혓바닥위에서 난도질 당하기 싫어서였다.

고쳐져야 하고 버려야 할 官行들...
귀찮고 번거로워서 덮어두고 어물쩡 넘어가니까 악순환의 연속일수밖에...
그저,팔뚝만한 메스를 들이대어서
자이언트 두 다리같은 집게로 구석구석 헤집어서 곪고 썩은 환부 도려내야 한다.

堯(요)나라 舜(순)임금 시절엔 백성들은 왕이 누군지 위정자들이 누군지 몰랐다고 한다
아니 관심을 두지 않고 살았다고 한다.
나라가 편하고 백성들이 살기가 좋은데 굳이 알 필요가 없다고 한다.

우리는,
우리들이 깨어있지 않으면서 나랏님이나 위정자를 탓하는 건 아무래도 어불성설이 아닌가 한다.
비록,
작고 보이지 않는 일이지만 둑이 무너지는 원리를 안다면
틈새를 막아줘야 하는게 또한 우리들의 몫으로 남아있기 때문이다


*官行이란 관공서의 한심한 작태를 꼬집어서 만든 말이다.
원래는 貫行이 맞는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