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 연휴...
목적지 없이 떠났다.
가다가 쉬고 ....쉬다가 가고..그러다가 몸 뉘일곳 있음 몸 누이고...
길따라 산따라 그리고 물따라 다다른 곳이 이름만 익히 듣던
카지노.....................
의도를 한 곳이 아니고 스쳐 지나가다보니 눈에 잡힌 안내판이었다.
그 이름 유명한 '강원랜드'
카지노라고 하면 얼핏 떠오르는 단어가
'허가난 도박판'... '라스베가스'....'폐가망신'.....'홈 리스' 등등이다
폐광촌을 살리려는 순수한 의도로 조성된 관광상품이지만
그 지역에 별로 도움이 되지 못하고 있다는 따가운 질책을 받기도 했다.
다소 욕심에는 못 미치지만 그래도 그 유명세는 치루고 있는 모양이다.
우리나라의 카지노가 최초로 개설된게 1967년 인천 올림포스 호텔 카지노인데
처음에는 내국인의 출입을 허용했으나 2년뒤에는 외국인 전용으로 법을 고쳤다고 한다
그때만 해도 '카지노'에 대한 인식 부족으로 국민들의 반발을 샀던 모양이지만
이제는 외화획득에 지대한 공을 세우고 있는 효자상품이다.
초기에는 도박성의 이미지가 강했지만 요즘은 오락을 접목한
필수 관광 상품으로 변모하고 있다고 한다
각설하고.......
촌넘이 처음으로 구경을 할려니까 쪽 팔리고 어색해서 어정쩡한 자세로
주위를 두리번 거리면서 사람들의 면모를 살펴보니 우리같은 촌넘이 많았다.
입장 절차가 공항 검색대를 통과하는것 보다 더 까다로웠다.
온몸을 훑어내리고 지갑속까지 다 들여다보았다.
하긴 천문학적인 돈이 움직이는데 소홀히 할수가 없는건 당연하다.
콩나물 시루같은 실내는 질식할것 같은 담배연기와 떠드는 소리로
한층 주눅이 들었지만 모두가 평범한 사람들의 모습을 하고 있었다
카지노를 무대로 한 드라마에 힘입어 줏가가 더 올라갔다는 후문이다
딜러들의 재빠른 손놀림이 구경거리였고
칩을 움직이고 있는 손님들의 표정이 자못 신중하기도 했다.
감히 그 자리에는 끼이지 못하고 서민들이 가장 손쉽게 참여할수 있는
'동전치기'(?) 에 자리를 잡았다.
100원짜리 부터 시작을 했는데.....
어??..이게 정말 장난이 아니었다.
9점짜리 열한번 두드리니까 만원 한장이 순식간에 달아났다.
곧 될것 같아서 베팅을 하면 '게임 오브'가 연이어서 뜨는 것이었다.
잠깐새에 2만원이 10점을 남겨놓고 모니터 속으로 사라져 버렸다.
슬며시 남편을 일으켜 세우려니까 꼼짝을 않는다
만원을 또다시 밀어넣을려고 할때 내가 마지막 베팅을 하니까.....
으잉??..............보너스 점수가 터지는 거였다
거금 28000원......
연이어서 계속 점수는 오르고 동전을 지폐로 환전하러 가면서 생각하니까
'견물생심' 이라는 단어가 떠올랐다
내 팔자에 왠 횡재???
그 자리에서 무려 3만원 투자로 8만원을 챙겼다.
이게 바로 도박의 속성이구나 생각하니까 겁이 났다.
5만원을 벌어서 4만원짜리 우아한 뷔페를 먹고 나올려니까
남편이 또다시 객장을 찾는 것이었다.
실갱이 끝에 3만원을 쥐어 주면서 이거 털리면 끝내기로 약속하고 난 주차시켜놓은 차에 갔다.
피곤해서 버틸수가 없었다
그때 시간이 밤 11시 30분을 넘기고 있었고 ..넉넉잡아서 30분이면 다 털릴 것같았다
히터를 틀어놓고 잠을 청했는데 잠결에 몹시 춥다는 생각에 눈을 떴다.
시동을 안 걸고 전원을 넣은 상태가 지속 되다보니 방전이 되어서
차는 차로서의 기능을 상실하고 말았다.
차에는 비치된 점프선도 없고....
시계를 보니 새벽 3시가 넘었는데 남편은 아직오지를 않았다.
지갑을 압수 안하고 나온게 후회 막급이다
추위와 초조와 불안으로 무려 3시간을 더 보내고 나니까
남편이 초췌한 모습으로 걸어오는게 보였다.
아침 6시면 객장은 폐장이 되어서 남아있는 사람들을 다 내 보내는 것이었다.
ㅉㅉㅉㅉ얼마나 털렸을꼬....
겁이나서 물어 보지도 않고 대뜸 성질부터 냈다.
"차도 진이 다 빠져서 요지부동이니까 알아서 하셔............."
미안하고 무안하고 면목없으니까 한다는 소리가
" 야!!........이거 희안한 일이네.......
늦게배운 도적질 밤새는지 모른다더니 나한테도 눈먼 돈이 생기네....."
그러면서 만원권 지폐 두장을 눈앞에다 흔들어 댄다.
무려 7시간을 버티고 벌어온 돈 2만원이다.
미심쩍어서 쳐다보니까 지갑을 열어보인다.....어림으로 봐둔 액수를 확인 시킬려고...
굼뱅이도 뒹구는 재주는 있다더니......
수십만원 날렸을 거라고 맘 졸인게 풀리고 나니까 힘이 빠졌다.
"수고는 했을지 몰라도 이돈은 내가 압수요....."
그래서 재주는 곰이 넘고 돈은 뙈년이 받았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