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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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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못 이루는 밤에 눈은 내리고


BY 蓮堂 2004-06-29

왜 일까...
하루를 훑어나간 시간들을 헤집어봐도 짚히는게 없다.
그런데도 잠이 나를 청하지 않는다.

오랜만에 하얗게 시야를 덮어버리는 눈 때문만은 아닐진대..
눈자위는 자꾸만 고춧가루를 뿌린듯이 따갑기만 하다.

감겨지지않는 눈꺼풀을 굳이 마주 붙히고 싶지 않다.
어깨위를 덮고있던 이불을 살며시 들추며 방문을 열었다.
남편의 고른 숨소리가 귓전에서 들리지 않는 곳으로 자리를 옮겨 앉았다.

유리 주전자 딸거락 거리는 소리가 들리고
코끝을 휘감는 커피향에 코를 대 본다.
얼마만에 홀로 가지는 티 타임이었을까...

잊고 살았던 조그마한 나만의 공간 그리고 시간들.....
기다려 주지 않는 시간을  애써 주저 앉히고저 헛손질 해 댔던 어이없었던 순간들이
지금은 부끄럽게 한켠에 자리를 잡는다.

오디오에 가만히 손을 대본다.
내 손길이 멈추어 버린 그 먹통같던 무생물이 희안하게 음률을 토해낸다.

Secret Garden의 'Song from a Secret Garden'.....

언제 부터인가 난 이 음악이 좋았다.
커피향과 적당히 어우러진  이 음악에 난 한때 매료 되었었다.

할로겐 스텐더 불빛에 쫓겨난 어둠이 한켠에서 머뭇 거린다.
버턴을 누르면 어둠은 나에게 덮칠것이다.
무지막지하게 온 몸에 덕지덕지 달라 붙을 것이다.

아직도 백설은 내 시야를 끈질지게 잡고 있다.
그래......
그렇게라도 이 세상을 덮을수 있다면.....
몽땅 덮어 버려라.......

하늘도,

그리고....

땅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