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사는 아파트는 15층짜리다.
그 중간을 반으로 갈라서 한계단 더 내려오면 우리집이다.
아파트 현관에 들어섰을때 엘리베이터가 15층에 서 있으면 괜히 짜증이 날때가 있다.
바쁘고 급할땐 보통 난감한게 아니다.
1층까지 내려오는 시간이 대략 40여초가 걸리는데 그 길지도 않은 시간이 왜 그렇게
사람맘을 가파르게 만드는지 모르겠다.
어느날,
바쁜 걸음으로 엘리베이터 앞에 서 있으려니까
15층 사는 새댁이 꼬마를 데리고 오다가 인사를 한다.
"어디 다녀 오세요?"
평소에도 이쁜짓 하는 신세대 주부.
"예...그런데 들어갔다가 금방 또 내려와야 해요......."
"많이 바쁘신가봐요........."
일상적인 인사를 주고 받으면서 내 집앞에서 내렸다.
집에서 금방 볼일을 끝내고 엘리베이터를 탈려고 보니까........
엘리베이터가 내 집앞에 멈추어 있는게 아닌가....
분명히 15층까지 승강기가 올라가 있어야 했는데.(우리 라인은 맞은편에 집이없다)
순간,
가슴이 따뜻하게 저려 옴을 느꼈다.
바쁜 사람을 배려한 작은 친절에 하늘과 같은 큰 감동을 받았다.
지금 기억은 잘 안나지만
일본인을 상대로 쓴 책을 읽은적이 있다
이런 친절을 그 사람들은 몸에 담고 있다고 한다.
그들은 엘리베이터를 타고 목적지까지가서 내리고 나면 항상 1층에다가 다시 내려 놓는다고 한다
그 날 그 새댁의 작은 친절에 감동하면서 문득 일본 사람들을 생각했다.
우리의 감동이 그네들에겐 감동이 아닌 일상의 일이라고.........
비록,
우리들에겐 결코 좋은 기억으로 남아있을수 없는 이웃나라지만,
좋은점은 빼내와서 내것으로 만들 아량 만큼은 우리에게 있어야 할것 같다
우리가 일본을 적대시 하는것은 경제적으로 그들보다 약자의 위치에 있기 때문이 아닐까.
우리를 침략했고 억압한데 대한 묵은 감정 때문이라면,
당연히 몽고라는 나라도 적대시 해야한다.
몽고는 고려시대에 거의 100년동안 우리나라를 유린하고 못살게 굴었지만
지금 어느누구도 몽고를 적대시 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그들은 경제적으로 우리보다 약자의 위치에 있기 때문이다.
뒤집어서 생각한다면,
일본인은 우리들 정서를 안중에도 안두고 있는 경제대국의 국민이다.
우리가 몽고를 안중에도 안 두고 있듯이.....
작은 친절 하나라도,
그네들을 앞지르는 날이 왔으면 하는 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