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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서의 40대 직장 여성과 MZ직원과의 싸움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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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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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를 말리던 날


BY 蓮堂 2004-06-29


어느 시대든 막론하고 미아는 발생한다
자식을 잃어버려봐야 그 피를 말리는 심정을 안다
잃었다가 다시 찾으면 그런 다행이 없지만 어릴적 기억조차도 할수 없을때에 잃어버리면
다시 찾기란 힘들다.

요즘도 KBS 에서 일주일에 한번씩 사람 찾아주는 프로그램이 있어서 성과도 좋고
재회의 그 감동의 순간을 같이 나누면서 펑펑 울 수 있어서 또한 좋다
30년 혹은 40년만에 부모 자식이 부등켜 안고 뒹구는 모습은 한편의 각본없는 드라마였다.

그 프로를 보면서 난 부모님께 항상 감사함을 느꼈다.
먹고 살기 힘들어서 혹은 아버지의 방탕으로, 어머니의 가출로....그리고   부모의 이혼..
모두가 자식을 거둘수 있는 조건이 안되어서 그렇게 흩어버리고 남주고,...
그러지않으면 스스로 집을 나가거나 길을 잃어버릴 경우......
이제 세월이 흘러서 반백이 되어서 나타난 혈육을 보고 어찌 통곡이 안 쏟아질까..

군 입대를 앞둔 아들녀석을 다섯살때 잃어버렸다가 찾았다..두번씩이나.
낮에 집앞에서 놀던 녀석이 해가 져도 보이지 않았고 본 사람도 없었고,
여름의 긴 해가 꼴딱 넘어가도록 아들녀석의 행방은 묘연했다.

재래식 화장실을 뒤졌고 수풀더미,후미진 곳 ,놀이터,빈집을 모두 뒤져도
아들녀석은 그림자도 보이지 않았다

급기야는 파출소에 동사무소에 신고를 했고
온 동네 사람들이 열일 제쳐놓고 찾아 나섰지만 아이는 나타나지 않았다.
난 허탈해서 까무라치고..스스로가 미쳐 가는것을 느꼈다
'아,,,,,,이래서 사람이 미치는구나.......'

잃어버린지 13시간이 지나서야 파출소에서 연락이 왔다.
집에서 20여리 떨어진 시골에서 과수원 하시는 할아버지가 신고를 하셨다.
아무래도 길잃은 애 같다고...

아이를 보는 순간 난 눈앞에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다만 경찰이 준 과자 먹느라고 에미의 그 애타던 심정은 안중에도 없던 그 녀석의 꽤죄죄하던
모습만 눈에 잡혔다.

지금도 그게 미스테리다
그 어린게 그 먼길을 어떻게 갔는지,물을때마다 대답이 틀려서 묻는걸 포기했다.

또 한번 피 말린 사건은 물론 아이들 때문에 발생했다.
2년전에 두 남매가 유럽 배낭 여행을 떠난 뒤 매일같이 걸려오던 국제 전화가
이탈리아라고 밝힌뒤 닷새가 되도록 감감 무소식이었을 때였다.

이럴경우엔 어디다가 하소연 할수도 없었고 알아볼 데가 없다.
그대로 국제미아로 영영 돌아올수 없는 지경에 이를것이다.
그때의 피 말리던 생각을 하면 아직도 머리끝이 곤두선다.

자식이 말리는 피가 가장 처절하고 가슴 조이는 인간의 한계를 느껴야 할 사건이다

다섯살 미아가 가장 많다고 한다.
아직도 부모 품으로 돌아오지 못하는 아이들의 부모를 생각하면 자꾸만 가슴이 메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