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늘 장사놈이 확성기에다가 대고 소리를 지른다.
"자아~~ 싱싱하고 굵고 실한 마늘 사세요~~지금 안사면 후회합니다"
마늘 장아찌 담글려고 기웃거려 봤다.
"아저씨..이거 한 묶음(반접)에 얼마예요?"
이넘이 엎어질듯 쪼르르 달려 오더니 입에 침을 튀긴다.
"어이구..우리 이쁜 아지매....9천원입니다...사세요"
마늘을 둘러보고 있는데 지나가시던 할머니 한분이 값을 묻는다.
이넘이 그 노인의 아래위를 훑어 보더니.......
"할매요......살랑교?"
할머니가 쭈삣거리면서 대답을 망설이자 이넘이 한다는 소리가.
"할매요..보아하니 살것 같지도 않구먼...그냥 가던길이나 가슈"
귀싸대기 새파란 넘이 뱉아내는 소리가 여엉 맘에 안든다.
"아저씨......마늘 안사면 값도 안 갈켜 줘요?"
"아지매요..안그래도 힘 빠지는 데 뭣할라고 씰데없이 입 놀리능교?"
힘도 없는 넘이 마늘은 우째 팔어?
"그런데 저한테는 왜 갈켜 줘요?"
비위가 슬슬 꼬인다.
"에이......우리 아지매는 살분 같으니 갈켜줬지......."
이넘이 뒷말은 완전히 잘라 먹는다.
"아저씨...........나도 안 살건데........"
나도 뒷말 잘라먹고 뒤도 안돌아보고 왔다.
내 가게서 별로 안멀어서 그넘 장사하는 꼴을 지켜보는데 여러시간이 지나도 들여다 보는사람이 없다.
그때 굵은 빗방울이 후두둑 거리면서 떨어진다.
이넘이 벼락맞은 꼴을 하고 200여 묶음이나 되는 마늘을 혼자 차로 옮기느라고 용을 쓴다.
이넘아...
맘보만 곱게썼어봐라 내가 마늘 팔아주고 마늘 옮기는거 도와줬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