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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서의 40대 직장 여성과 MZ직원과의 싸움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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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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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부인


BY 蓮堂 2004-06-29

입센의 소설 '인형의 집'을 보면 주인공 <노라>가 과감히 가정을 버리고 뛰쳐 나온다.
물론 남편의 비 인간적인 대우에 쐐기를 박은 거지만 그 시대에 (1897년) 그렇게 용감하게
자기 의사대로 행동 할수 있다는 점에 촛점이 맞혀진다.

촘촘이 둘러쳐진 가정이라는 울타리 안에서 맴돌다가 어느날 문득 바깥으로 눈을 돌리니
보이고 들리는게 모두가 생소하고 눈알 반들거리는호기심이 발작을 하게 된다.

이젠, 먼발치에서 눈위에 손바닥 얹고 여기저기 살피는 시대는 아니다.
보고 싶으면 달려가 봐야 했고
듣고 싶으면 두귀 세우고 , 하고 싶은 말은 좌르륵 토해낼수 있는 시대에 우리들은 살고 있다.

그런데 그것으로 자유를 누린다는 생각은 착각이다.
자유란,
생각이나 행동에 얽매임이 없어야 한다.

어느 한구석 개 목에 걸린 사슬처럼 당기고 조이는 대로 움직인다면 그건 자유가 아니다.
스스로에게 매듭지어진 매임의 사슬을 끊지 않고는 진정한 자유를 누릴수 없다는거다.
행동이나 사고가 아닌 또다른 사슬 - 관념도 좋고....

가끔씩 혼자 있는 시간이 주어질때 우선은 가벼운 흥분을 하게 된다.
무얼할까......
그렇다고 남편이 별스럽게 부레이크 거는건  아닌데도 옆에 있으면 어쩐지 행동 반경이 좁아 진다.

젊을 때는 교육도 많고 연수도 곧잘 가더니 이제 나이를 먹으니까
직장 안에만 가두려는 오너에게 슬며시 불만이 생긴다.
'울 남편 제발 교육이든 연수좀 보내달라.....'고.

그런데 희안하게도 이게 머피의 인생 법칙인지.
평소에는 갈곳도 많고 하고 싶은것도 많은것 같았는데
막상 풀어 놓으니까 막막하게도 심심해 진다.

사고 칠줄 알았는데.......

나이 들면서는 안에서 노는것 보다는 바깥이 좋고
남편하고 있는 시간 보다는 친구하고 노닥 거리는게 훨씬 즐겁다.
그래서 기회만 되면 호시탐탐 모임이 있는날에 촉각을 곤두 세운다.

브레이크 걸라치면 그때부터 튀어나온 입은 제자리로 돌아갈 줄 모른다.
그러면 주객이 전도된다.
약자인 내가 칼자루 쥐고 휘두를수 있으니 우선은 맘속에 쾌재를 부르지만
지나고 나면  '이게 아닌데....'로 슬며시 자리를 뒤집으며 칼자루 내어주기 일쑤다.

그러니까 아직도 행동에 제약을 받지만 그냥 삭이게 되고
'평생 나만 바라보고 산 사람인데......'로 덮어 버린다.

그러나 나도 <노라>처럼 자리 박차고 뛰쳐 나가고 싶은 충동은 아직도 사그라 들지 않는다.
가출이 아닌 열정 분출 차원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