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이 외출 하려는데 남편이 입고 나온 옷을 보고 난 입을 딱 벌렸다.
다림질 할려고 한켠에 놔둔 노란 티셔츠를 용케도 찾아내서 입은 것이다.
종잇장 구겨 놓은 것 같이 구깃구깃한 옷을 입은 남편은 꼭 빌어먹는 사람 같았다.
이래서 옷이 날개라고 했는가....
"참내, 하필이면 그 옷이우? 다른걸로 입어요"
"머 어때서?......난 이옷이 좋은데..."
옷입는데 비교적 까다로운 남편이 할 소리가 아니다.
"아무리 좋아도 그옷은 안되요...다려야 되요"
"난 괜찮아."
자꾸만 우기는 남편에게 슬며시 부아가 났다.
"당신은 괜찮을지 몰라도 난 안괜찮아요"
슬슬 언성이 높아지려고 한다
"자네가 왜?"
"이 양반아, 예편네가 오죽 못났으면 남편 옷 그렇게 입게 하냐고 내가 욕먹어요"
그러자 남편은 입가에 야릇한 웃음을 실실 흘린다.
"걱정마셔....홀애비라고 할팅께"
"그럼... .옆에 달라붙은 나는 뭔데요?"
"앤이라고 하지 뭐...........앤......"
"그으래요?..........애애애애인????????"
"얼마나 좋아?"
"앤 원하슈?"
"多多翼善 아닌가?..............ㅋㅋㅋㅋㅋ"
그저 늙으나 젊으나 양 옆구리 낄려고 하는 건........
"불쌍하고 눈치없는 양반아...이왕 앤 할려면 젊고 싱싱한걸로 해야쥐~~"
그러자 날 아래위로 눈알 굴리며 좌악 훑어 보더니 .......
"아직은 쓸만하니까 기죽지 마러...."
"이렇게 팍 삭았는디?"
"곰삭은 맛이 있어야 더 감칠맛 나지...."
영양가 없는 말 주거지 받거니 하다가 결국은 다른 옷으로 갈아 입었다.
앤 안할려고.......
신호대기중에 남편은 옆 차선에서 친구를 만났다...나하고 안면이 있는....
"어이~~ 보기 좋네......동부인 해서 어딜 가시나?"
한쪽 손을 들고 아는체를 하기에 또다시 장난기가 시동을 걸었다.
"저 부인 아닌데요..........앤 인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