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 지금도 그렇지만 - 이말이 유행할때 난 그 깊은 뜻을 몰랐다.
단순히 어느 제과회사의 로그송 인줄로만 알았는데 숨어 있는 뜻은 그게 아니더라구.
줘도 못 먹나?.......줘도 못먹나?.......
언뜻 들으면 별 뜻이 없는 소리 같은데 함부로 할 소리가 아니라고 한다.
'먹는다'는 표현에 묘한 뉘앙스가 강하게 풍긴대나 어쩐대나.
그래서 생각 난 헤프닝 한토막.....별 상관 관계가 없는것 같지만........
이런 얘기가 듣는 사람으로 하여금 얼마나 씨알이 먹힐줄 몰라도 실제의 나의 일상이다.
부부지간에는 한마디로 알거 다 알고 있고 보일거 다 보이고 살기에 숨길게 없다고 한다.
굳이 숨긴다면 안으로 박혀 있는 생각(비밀)이나 혼자만 가지고 있는 잠재적인 의식의 사고...
그런데 결혼한지 스무해가 더 지났지만 난 '부부'라는 인간 관계에 모순점이 있음을 발견했다.
내 스스로가 다 보이고 다 알고 있다는 생각 안하고 살기 때문이다.
남편은 그렇게 살지 몰라도 난 아니라고 생각한다.
누구의 잘잘못을 가리기 보다는 자기 성격이고
이해하지 못할 명분을 스스로 가지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난 솔직히 남편 앞에서 아직까지 속옷 한번갈아 입지 못하고 편하게 가스 분출 한적 없다.
편한 관계가 아닌 운명의 틀에 묶인 한 同體라는 생각이 지배적이어서 그런지.....
아이 둘 낳고 사는 여자의 모순된 행동일지는 몰라도
'이것'과 '저것'의 확실한 구분이 필요했는지도 모르겠다.
얼마전에 욕실에서 샤워를 하다가 등이 너무 간지러워서 긁을려니까 하필이면 손이 닿지 않는 곳이었다.
두팔을 비틀어서 용을 써봐도 등 한 가운데 인기라.
할수 없이 거실에서 하릴없이 신문 뒤적이는 남편을 불렀다.
무슨 일이냐고 욕실 밖에서 묻는 남편에게 등을 좀 긁어 달라고 했다.
"자네, 옷 다 벗고 그런 소리 하는가?"
"이 양반아 샤워 하는 사람이 옷 입고 하는거 봤수?"
나의 파격적인(?) 제안에 남편이 한다는 소리가......
"이 사람아...안하던 짓 하면 죽는다네....언제 자네가 나한테 벗은 모습 보여줬나?"
그러니까 혼자 해결하라는거다.
남편의 의중을 짐작했다.
등을 밀어 준다고 짖궂은 호의를 보이는 남편에게 번번이 핀잔을 줬기 때문이다.
그러니까 아쉬운 소리 하는 나에게 보기좋게 '복수' 하는 거였다.
남편의 거절에 왠지 등이 더 가려운거 같아서 미칠것 같아서 사정 했지만 남편은 딴전을 피웠다.
치사하게........
팔이 조금만 더 길었어봐라 내가 이런 구차한 구걸하나.......
욕실 밖에 나와서 한마디 쥐어 박았다.
"어이구..이 양반아, 줘도 못 먹어요?.....기회가 얼마나 좋았는데...."
"됐네, 이 사람아.....난 그런 건 안먹어......나도 제법 입맛이 까다롭다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