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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슴이 따뜻한


BY 씀바귀 2006-03-07

 

           가슴이 따듯한


                                       


계절이 오고 가는 길목.

목말라했던 것들, 힘껏 소리쳐 불러본다.

꽁꽁 얼어있는 흙 속에서 움츠리고 있던 것들이

마침내 터뜨릴 불꽃.

모자라지 않는 인내로 묵묵히 참아낸 것들.

겨울이 오면 기다려지던 첫 눈이 그렇게 반가웠는데,

지난겨울은 첫눈이 너무 내려서 적잖게 속을 썩였다.

반가움은 사라지고 원망만...

많이 가지려고 욕심내는 인간들에게 어떤 가르침을 주겠다는 뜻이었는지

상상외의 많은 눈으로 시름하며 잠 못 드는 사람들이 많았음을 

그 안타까움을 이루다 말할 수 없었으니까.

가짐으로 풍성해지는 삶은 풍성한 삶이 아니다.

비움으로 풍성해지는 것. 이것이 삶의 비밀인 것을…….

단편적인 것들의 비움이 아니라 오래도록 이어지는 비움의 기쁨

비웠을 때의 평화로움은 본인만이 알 수 있는 큰 행복이다.

비운 곳에는 더욱 빛이 나는 가치가 채워지는 것임을.

불행은 탐욕과 욕심에서 오는 것.


사람들은 고요함과 단순함을 그리워하면서도

실재로는 그럴 기회가 적다는.

이기심과 개인주의는 모두에게  평화를 주지 못한다.

욕심을 버리고 어리석음을 물리칠 때만

마음의 평화는 조용히 찾아오는 것.

어떠한 경우에도 평화를 얻고자

일상을 살펴보는 지혜로움이 쉼 없이 이어져야 된다.

그러기 위해서는 늘 누구와의 관계가 부드럽게 유지되어야한다.

관계라는 것을 통해 오고가는

건강한 사랑은 오래가는 것임을.

본질적으로 인간은 끊임없이 누구와의 관계를 원하고 있다는 점에서 볼 때,

그 관계의 대상이 누구이던 간에 수평적 균형을 이뤄가며

건강한 교류를 만들려는 노력을 한다는 것도

수많은 관계 속에 살면서 터득한 재산들이다.

간혹 한쪽으로 치우칠 때가 종종 있는데

그런 관계는 서로에게 커다란 부담만 주어

결국 회복할 수 없는 지경에까지 이르게 된다.

다양한 종류의 꽃들이 피어나기에 자연의 모습이 아름다운 것처럼

다양한 사람들과의 관계 속에서

‘내’게로 돌아오는 혜택이 적다해도

여러 사람의 혜택으로 ‘내’가 있다는 것도 큰 축복이 아닐 수 없다.

다양한 관계 속에서도 ‘내’가 완벽해지려고 할 게 아니라

어딘가 부족한 듯

앞줄에 설 것이 아니라 조금 뒤에 서 있더라도

그것이 오히려 편안함을 얻는다며 스스로 위안을 주는 슬기가

이 어려운 세상에서 반드시 필요하다는 것을 뻔히 알면서도

저질러지는 무책임한 행동은 마음까지 더럽히는 꼴.

관계속의 평화는 너무  먼 곳에 있지 않는 법.

평화를 위해 전쟁을 한다지만 그건 아니다.

사는 일에는 우여곡절이 많은 법.

그러나 지나가 버린 그 무엇에도 얽매이지 않는 자연스러움으로,

가슴속 빨갛게 달아오르는 설렘은 무엇을 향한 것인지…….

온몸으로 슬픔을 맞이하며 한 줌의 재로도 남지 않는 삶으로.

우리는 살면서 크던 작던 빚을 진다.

그 빚을 조금이라도 덜 지어야 한다.


데구루루 굴러 떨어지는 빗물처럼

연잎, 토란잎에  뭉쳐진 물방울

한쪽으로 기울면 여지없이 떨어져버리는, 그런 몸짓으로,

덧없는 것들에 대한 망상을 열심이 가위질하며…….

따스함으로 세상을 채워가는 작은 몸짓으로

날마다 새로운 아침이 열리면 누가 알아주지 않아도

‘내’향기와 빛깔로 ‘나’만의 그리움으로,

‘내’영혼의 상처를 치유하고자 탱탱하게 활시위를 당긴다.

썩어가는 양심으로 흙더미가 쌓이는 지금은 모두가 영양실조에 걸려있다.

‘네’안에  오래도록 남아있는 많은 악의들.


빈자리를 넓히며 욕심을 조절하고자 온몸을 불사르며 남은 삶을 보내고자 

태만과 오만으로 무성해진 잡초를 올봄에는 꼭 뽑아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