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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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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게도 봄은 온다


BY 씀바귀 2005-03-01

지금 땅속에선 벌러지들이  귀를세우고 있으리. 땅위의 소리를 듣고있겠지.

 

겨울은 내게 버거운 게절이었다. 줄기차게 뻐걱거리던 뼈마디. 꼭 낡은 레코드판이 돌아가며

내지르는 소리에다 자근자근쑤시기까지.

 

올봄도 어김없이 봄앓이를 해야겠지.  꽃샘추위는 한번도 쉬는 법이 없다.  선득거리는 기운

 탓에 외출하기가 머뭇거려진다.

겨울끝을 놓아주기 싫어서 째려보며 자꾸 달라붙는 모양세이다.

 

나무들은 헐벗은 몸뚱이로 매서운 칼바람을 이겨냈고 나이테를 키웠겠구나.

이제부터는 부지런히 땅속의 영양분을 빨아들여야 한다. 연초록 잎을 터뜨리기 위해서 그들도 봄앓이를 해야 된다.

 

나도 겨울 무거운 먼지들을 툭툭 털어내리라.

따스함과 온화한 소리가 사방에서 내 귀를 간지럽히며  봄이 걸어온다.

작고 귀여운 손을 흔든다. 창문을 여니 겨우내 목말라했던 그리움들이 봄 햇살과 입맞춤을 하고 있다.

 

오래 참아온 만큼, 또 그러할수록 빛나는것이 그리움이라고 했던가. 봄은 각각의 사람들에게

생동하는 반응을 일으키는 대단한 재능을 지녔다.

 

 그래서 누구나 봄을 마음속에 두고 사는지도... 봄을 별로 달가워하지 않는 사람도 있을까?

봄에 대한 아픈 기억 탓일까. 변덕스런 날씨에다 황사가 괴롭히니(?) 마음이 열리지 않는다

는 사람도...

 

하지만 용수철처럼 튀어오르며 봄 햇살을 맘껏 받아들이자!

햇살이 폴짝폴짝뛰는 오늘. 버들 강아지를 찍으러 갔다. 허파 속 깊숙히 봄기운이 들어간다.

겨우내내 두껍게 더께낀 때가 말끔하게 내려가누나.

 

한결 가벼운 몸뚱이. 이야!!

 

골짜기 물들도 신이 나서 흐른다.저의들끼리 환한 웃음소리를 내느라 분주하다. 

 

생명의 기운이 세상밖으로 맑디맑은 얼굴을 내밀면서 두리번거린다.

 

저 몸 어디에 빛나는 비밀을 숨겨 놓았던가! 봄을 생명력이라고 비유한것은 두꺼운껍질을 뚫

고 새움을 내미는 탄생의 의미이기때문이다.

 

봄이 주는 강한 에너지.  그것은 목표점을 찾아가는 희망의 닻이다.

겨울은 푸름이 없어지는, 사라짐의 세계.그러나 그 속에 지탱하는 힘을 지녔고, 그 두껍고 단

단한의 기다림속에는 빠뜨리지 않고 준비하는 봄이 있다.

그래서 봄은 준비하고 기다리는 사람에게는 더 큰 보람을 가져다 주기 마련이라.

 

생선 몇 마리가 올려진 좌판 대 옆에 앉아 손님을 기다리는 아주머니의 비린내나는 손에도

봄이 오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