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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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습관


BY dasu618 2004-11-01

# 1. 새 다리 부분만 보인다

 푸드득!
 푸드드덩~!
 나는 날고 싶습니다.

 

# 2. 날개를 펴고 날아오르려 기를 쓰는 새 한 마리 보인다. 머리 보이지 않는다.

 나에게는 날개가 있습니다.
 그래서, 날 수도 있을 겁니다.


# 3. 새, 제대로 보인다. 벼슬 있는 수탉이다.

 하지만, 나는......

 날 수가 없습니다.


# 4. 거대한 숲이 내려다보이는 배경. 힘찬 느낌의 닭들, 줄줄이 날아가는 모습

 아주 먼 옛날,
 우리 조상들은
 하늘을 훨훨 날았습니다.
 용맹스러운 독수리처럼!

# 5. 사냥하는 닭

하늘을 날며 먹이 사냥도 했습니다.
그야말로 멋진 새였습니다.


# 6. 소년. 오솔길에 닭의 먹이를 놓아준다. 위쪽에 고민하는 듯한 분위기의 닭.

그런데......

# 7. 소년 주변에 닭 먹이 있고 닭들, 내려와서 먹이 먹는다.

조상들은 날개를 접고 땅으로 내려왔습니다.
먹이는 그 자리에 계속해서 놓였습니다.

 

# 8. 소년은 없고 먹이만 놓여있다. 닭들 모두 내려와 먹이 먹는다.

하늘을 날며 먹이를 찾는 것 보다
사람들이 놓아준 먹이를 먹는 게 편했습니다.


# 9. 먹이 먹는 닭의 모습. 게으른 느낌. 시간 흐르는 느낌

하루, 이틀, 사흘......

 

# 10. 마을 주변. 골목 사이에 사이에 닭들 먹이 찾아 종종 거린다. 먹이 놓아주는 사람들.

 “한 번 날아볼까?”
생각도 해 보았지만 귀찮았습니다.
주는 먹이를 받아 먹는 게 훨씬 편하고 좋았습니다.


# 11. 집 안에서 편히 쉬고 있는 닭들.

잠깐씩 날아보기도 했지만
금방 땅으로 내려와 버렸습니다.
 "하늘을 나는 건 정말 힘든 일이야!”


# 12. 시간 흐름

 

땅으로 내려와서
일년,  이년, 삼년......
그리고 수 백년 동안......

# 13. 떼지어 다니며 먹이 찾는 닭들

 

조상들은 땅 바닥에 떨어져있는 먹이를 콕 찍어 먹는 게 습관이 되어 버렸습니다.


# 14. 퀭한 느낌의 닭

 

날개가 있어도 날지 않고
땅 위에서 주는 먹이만 받아먹다가
날개가 있어도 날 수 없는 가여운 새가 되었습니다.

 

# 15. 하늘을 쳐다보는 첫장의 닭

습관이,
우리를,
날 수 없는 새로 만들어버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