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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금천사의 황금왕관


BY dasu618 2004-10-12

천사들이 사는 작은 마을에 큰 소동이 벌어졌어요.
천사나라를 이끌어가고 있는 황금천사가 삼일 동안 가치 있는 일을 한 천사에게
황금왕관을 물려 주겠다고 했기 때문이지요.

 “내가 꼭 황금왕관을 차지하고 말겠어!”
노랑연꽃 집에 사는 꼬마천사 밍밍이 소리를 질렀어요.
꼬마천사 낭낭이가 우유를 켁 쏟아낼 만큼이요.
 “가치 있는 일을 해야 한다잖아.”
입술을 닦아내며 낭낭이가 말했어요.
 “가치 있는 일? 그거야, 하면 돼지!”
밍밍이가 자신있게 말했어요.
 “어떻게 하는 건데?”
 “음.. 그건......”
밍밍이는 까만 눈동자를 오른쪽으로 한 번, 왼쪽으로 또 한 번 굴렸어요.

그리고 큰 소리로 이렇게 말했죠.
 “찾아내는 거야!”

꼬마천사 밍밍이는 가치 있는 일을 찾아 길을 나섰어요. 노랑연꽃 집에서 함께 살고 있는 낭낭이도 밍밍이를 따라 나섰죠. 파닥 파닥 날개짓을 해가며 도릿 도릿 도리질을 해가며 밍밍이와 낭낭이는 세상에서 가장 가치 있는 일을 찾고 있어요. <세상에서 가장 가치 있는 일> 이라고 적혀있는 것이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하지만, 세상 어디에도 그런 것은 없어요. 마음으로 느낌으로 알아내는 수 밖에요.
얼마나 날아다녔을까요?
까만 숲 속에서 하얀 아기 곰 한 마리가 한 쪽 다리를 절룩이며 나오고 있었어요. 

낭낭이는 아기 곰의 다리를 물끄러미 바라보았어요.
 “숲 속에 깨진 유리병이 너무 많아! 얼른 치워야 할텐데......”
 아기 곰은 크게 한숨을 내쉬었어요.
 “내가 치워줄게! 밍밍아, 우리 같이 치우자!”
 낭낭이가 큰 소리로 말했어요.
 “뭐? 그건 세상에서 가장 가치 있는 일이 아니야!”

 
숲 속에는 깨진 유리병이며 휴지조각이 정말 많았어요. 

아기 곰은 바쁜 꼬마 천사를 붙잡은 것 같아 슬그머니 미안해졌어요.
 “낭낭아, 너도 가봐야하지 않니?”
아기 곰이 낭낭이에게 물었어요.
 “아니. 황금왕관도 좋지만 지금 나에게는 너희들을 다치지 않게 하는 게  훨씬 더 중요해. 황금왕관은 나중에 갖지, 뭐.“
낭낭이는 씩씩하게 날개를 저어가며 까만 숲 속을 깨끗이 치웠어요.


밍밍이는 여전히 세상에서 가장 가치 있는 일을 찾아 헤매고 있었어요.
그 때, 야트막한 시냇물 건너에서 무언가가 반짝하고 빛을 냈어요.
 “저거다!”
밍밍이는 부지런히 시냇물 건너편으로 날아갔어요.
 “흐유~”
밍밍이는 한숨을 내쉬었어요.
그곳에는 쪼글쪼글 주름진 얼굴의 할머니가 커다란 보따리를 머리에 이고 계셨거든요.
 “이 시냇물 좀 건네줄 수 있겠니? 보따리도 무겁고, 다리도 아파서......”
할머니가 부탁했어요.
 “안돼요! 전 지금 너무 바빠요. 나중에 도와드릴께요!“
할머니는 정말 도와줘야 할 것 같았어요. 하지만, 지금은 시간이 없었어요. 밍밍이는 황금왕관을 꼭 갖고 싶거든요. 황금왕관을 쓴 황금천사가 된다면, 밍밍이는 쪼글쪼글 할머니들이 무거운 짐을 들고 다니지 않도록 더 많은 천사들을 뽑을 거에요.  

그 때, 숲 속에서 경쾌한 웃음소리가 들려왔어요.

초록 숲 속에는 여러 동물 친구들이 모여있었어요. 아기 곰은 다친 다리에 하얀 붕대를 감고서도 웃고 있었고요. 다람쥐랑 토끼는 깡총거리며 도토리랑 알밤을 모아왔어요. 아기 양과 사슴은 빨간 열매를 데굴데굴 굴리며 모여들었고요.
꼬마천사 낭낭이는 무거운 짐을 꼭 끌어안고 퍼득퍼득 힘겹게 날개짓을 했어요.

쪼글쪼글 할머니는 치마 아래쪽을 돌돌 감아올린 채 씩씩하게 걸어 오고요.
 “낭낭아, 우리를 도와줘서 정말 고마워!”
 아기 곰이 노래하듯 즐거운 목소리로 말했어요.
 “나도 정말 고맙다. 아무도 도와주려 하지 않아 걱정을 하고 있었거든.”
할머니는 감격스러운 목소리로 말했어요.
 “나도 정말 기뻐요. 황금왕관을 가진 것 만큼요!”
 낭낭이의 말에 숲 속 동물 친구들은 모두 웃음을 터뜨렸어요.
 밍밍이의 눈에서는 또르르~ 눈물 방울이 맺혔어요. 낭낭이의 모습이 정말 좋아 보였거든요.  밍밍이는 얼른 세상에서 가장 가치 있는 일을 찾고 싶었어요. 그래서, 황금왕관을 갖게 된다면 모두에게 정말 기쁜 일만 만들어 줄 거에요. 그런데, 세상에서 가장 가치 있는 일은 무엇일까요?
황금천사가 사는 마을은 천사나라의 꼬마천사들로 북새통이에요.
그 중에는 두 눈 가득 눈물 방울을 이고 있는 밍밍이도 있고요.
동물 친구들에 둘러싸인 낭낭이도 있어요.
빵빠라 빵빵빵빠앙-
드디어 황금천사가 황금왕관을 쓰고 나타났어요.
 “자, 이제 약속을 지켜야 할 시간이지요? 이 황금왕관의 주인은......”
황금천사는 머리에서 황금왕관을 빼내며 말을 이었어요.
 “낭낭천사에요!”
낭낭이라니! 꼬마천사들이 웅성대기 시작했어요.
낭낭이는 세상에서 가장 가치 있는 일을 찾지 못했거든요.
 “세상에서 가장 가치 있는 일은 가까운 곳에 있어요. 
  다리를 다친 친구를 도와주거나 힘들어하는 할머니를 도와주는 것
  모두 세상에서 가장 가치 있는 일이에요.“
황금천사의 말에 모두들 박수를 치기 시작했어요.
낭낭이도 환한 얼굴로 황금왕관을 썼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