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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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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숨어있는 삶 "


BY 오락가락 2004-08-11

 

우리는 세상을 살면서 가끔씩 새로운 발견에 놀라곤 한다. 그것이 엄청난 새로운 발견이 아닌, 평범한

일상생활에서의 사소한 어떤 상황에 의해 깨닫게 되는 자각이다. 그냥 스치고 지나가는 생활들이 어느날 중요한 관점이 되어 부딪치게 되면, 우린 골똘히 생각한다. 그리곤 자기를 중심으로해서 원근감을 넓혀가며 논리를 따지게 된다. 그러다 타인의 조언이 필요해서 여기저기 의견을 구하면 똑같은 일에도 사람마다 다른 시각으로 바라본 자신의 의견을 제시한다. 그때 우린 한가지 일에 숨어있는 많은 면들을 보게 되곤하는 것이다. 아! 그렇구나. 이렇게도 저렇게도 될 수 있구나! 그것은 바로 자기를 중심으로만 본 상황에 새로운 면을 보지못한 나의 모자람을 인식하는 순간인 것이다.


그러나 또 가끔은 모두들 자기 관점에서 만 바라본 어떤 상황으로 타인의 의견을 구해서 얻게된 정보가 꼭 도움이 되지 않는 경우도 있다. 그것은 바로 나의 경우와도 같다. 간단히 말하자면, 결혼전 남편에 관해 남편 주변사람들로부터 많은 이야기를 듣게 되었는데, 대체로 친절하고, 다정하고, 착하고 예의바르고, 타인에게 절대 손해를 끼치지 않고, 성실한 사람으로 품평이 자자했다. 남편 직장동료들도, 어릴적 친구들도, 더군다나 시댁식구도 모두 남편을 아는 사람들은 그렇게 이야기를 했었다. 물론 나와 짧은 데이트 시절도 그랬었다. 그러다 결혼을 해서 가정을 꾸리면서 점점 피해의식이 생겨났다.

왜냐하면 직장동료들에게 베푸는 만큼, 내게 오는 것은 그 만큼 제하고 올 수밖에 없었고, 친구들에게 하는 만큼 또 그만큼의 시간들이 밀려나고, 시댁식구들을 챙기는 만큼,  그 만큼 경제력이든, 노동이든 간에 내것에서 나가야 했다. 그것은 둘이 하나가 되면서 갖게되는 현상인데, 남편은 싸우지 않으면 인식하지 못 했다. 잦은 싸움끝에서야 나는 깨닫게 된 것이다. 남들이 좋다고 해서 꼭 내게도 좋은 것은 아니라는 것을...


어느땐 많은 사람들이 자기를 중심으로 만 사고하는 것은 아닌지, 깊은 생각에 빠진 적도 있었다. 특히 사람을 놓고 어떤 사람인지를 이야기 한다면, 모두들 자신과의 경험에만 의존해서 설명하게 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 뒤론 누군가를 이야기할땐 단정적으로 내 생각을 이야기하지 않는다. 또 좋다, 나쁘다라는 표현은 나 한테 있어서라고 설명하고, 어떤 일에도 내 경우엔 이라는 단서를 붙이게 되었다.


종종 아파트 아줌마들 끼리 주고 받는 이야기에서 이사람 저사람 이야기를 듣는다. 그러면 난 그저 참작만 할 뿐 그 사람 이야기대로 받아들이진 않는다. 그 사람에게 나쁜 사람이 되더라도 꼭 나에게도 그렇지 않을 수도 있고, 오히려 어느땐 도움을 받아 내겐 고마운 사람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정말로 이기적이거나, 악한 사람이 아니라면 일반적인 사람들은 나를 중심으로 움직여서 판단 되어지기 때문에 어떠한 일에도 휩쓸려서는 안된다는 생각이 자리잡은 뒤론 어떤 사람이든, 상황이든 간에 내 의견을 이야기할땐 조심스러워졌고, 쉽게 말하지 않게 되었으며, 어디서 들은바에 의하면 이라고 꼭 내의견이 아닐땐 부연 설명을 한다. 혹시 나의 말만 듣고 상대방이 쉽게 판단 할까 두려운 탓이다.


이상하게도 우린 친한 사람들 말엔 쉽게 믿어 버리는 버릇이 있다. 그렇지만 사실은 친한 사람일수록

정서가 비슷한 사람끼리 어울리기 때문에 맨 나중에 의견을 물어 보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결혼후 깨닫게 된 사소한 나의 경험이 연륜을 쌓게 하고 있다. 얼마나 더 내가 모르는 것들이 있고, 얼마나 더 새롭게 깨닫게 될지는 모르지만 점점 오늘보다 나은 사람으로 발전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