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전 수영을 배우면서 알게 된 소중한 경험이 있다. 열심히 한다는 것이 무엇을 의미하고 또 덤으로 얻는 무엇이 있다는 것을...
직장생활을 하면서 저녁에 수영을 배웠다. 수영하는 것을 좋아했으나 수영을 잘하지는 못해서 항상 자유형만 했었다. 고등학교시절에 친구와 수영장을 갔었는데, 친구는 체육시험을 수영으로 한다고 하며, 자신이 제일 잘하는 형으로 시험을 치르게 되기 때문에 열심히 평형을 연습하고 있었고, 나는 처음으로 평형을 배우고 싶다는 생각을 갖게 되었다.
그리곤 결국 10년의 세월을 넘어 시작하게 되었는데, 체력이 딸려서 항상 수영장 끝에서 끝으로 가지 못하고 중도에서 멈춰서, 뒤에 오는 다른 사람들이 나 때문에 갈 수 없는 상황이 종종 생겨났다. 그것이 너무 미안해서 수영장 가는 날에는 일부러 off를 내서 연습하곤 했는데, 문제는 열심히 연습하고 가면 지쳐서 이젠 또 타인에게 피해를 주는 것이었다. 그래도 연습량이 많으면 언젠가는 나아지겠지 하면서 수영에 목숨을 건 사람처럼 몇 달을 보냈다. 같이 수영장에 다니던 직장 동료들은 내가 전혀 이해가 되지 않는다며, 취미생활을 너무 심하게 한다고들 했다. 나는 누군가 나 때문에 피해를 받는 것이 싫었고, 또 타인으로부터 잦은 양해를 얻는 것도 싫어서도 그럴 수밖에 없었다.
그러던 어느 날 중급에서 상급으로 올라가는 시험을 보는데, 자유형으로 한바퀴, 배영으로 한바퀴, 평형으로 한바퀴를 연속으로 하게 되었다. 정말로 자유형은 아무리해도 빨리 가기는 힘든데, 5명이 해서 3명만 진급한다는 것이다. 시험 보는 날 나는 열심히 기도했다. 나보다 잘하지 못하는 사람이 2명만 있게 해달라고... 그런데 유감스럽게도 딱 한명만 빼고 다들 굉장히 잘하는 사람들로 되었다. 그래서 나름대로 계산을 했다. 자유형은 어쩔 수 없어도 자신 있는 배형에서 따라 잡아서 평형을 열심히 해서 오자라는 것. 그러나 배형하다 보니 벌써 3명은 앞으로 나가서 보이지 않았다. 그래도 포기할 수 없어서 처음 계획한데로 최선을 다하며, 떨어져도 후회 없다고 하며 열심히 했다. 내 뒤를 오는 사람도 나와는 멀리 있었으나 포기하지 않고 오고 있었다.
수영을 마치고 올라 서는 순간, 많은 사람들이 박수를 쳐서 열심히 한다고 격려하는 줄만 알았다. 그런데 기적이 일어났다. 내 앞에 3명이 중도 포기를 해서 끝으로 온 우리 둘만 합격한 것이다. 포기하기 않고 최선을 다한 결과여서 이루 말할 수 없이 기뻤다. 그 뒤 무슨 일이든 남보다 잘하지 못해도 포기하지 않고 최선을 다하면 뜻하지 않는 행운이 온다는 것을 무슨 신조처럼 가지게 되었다. 그래서 하나씩 나에게 마침표를 찍을 수 있는 작은 일들이 생겨, 나를 지탱하게 해주는 작은 능력들로 자리매김으로 된 것 같다.
작은 자리매김들이 내 인생에서 나 자신을 찾는, 또 무엇을 새로이 시작할 때 두려워하지 않는 법을 가르쳐 주었고, 남보다 썩 잘하지 못함이 속상하지 않게 되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인생에서의 소중한 것을 찾는 방법을 알게 된 것, 그것은 평범한 생활 속에서 얻는 작은 경험들이라는 것 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