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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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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금을 해지하던 날


BY 이냐시아 2004-07-01

오늘은 나에게 슬픈 날로 기억될것이다.

생활비와 카드값이 부족해 오전내내 생각에 생각을 거듭해 내린 결론이 아이들 적금을 해지하기로 했다.

처음 통장을 만들때는 이런 목적이 아니엿는데...

정말 하루살기가 힘에 부친다.

난 다행히도 신랑이 꼬박꼬박 가져다준 월급이 있어 그나마 고맙다.

 

언제부터인지 모르겟다.

한번 생활비에 펑크가 나면서부터 종잡을수 없이 달달이 카드값이며,기타 공과금으로 허덕이게 되었다.

지금은 씽크대에 메모지를 부쳐가며 그날그날 입출금 내용을 적어가고 잇다.

어쩜 이번 달로 나의 불경기가 끝나지 않을까 희망을 가져 보지만 사실은 두렵다.

 

딸아이와 은행에 갔다.

아이 앞에서 자기 통장을 없애는 엄마 모습이 정말 싫었지만 아무 말없이 내 옆에 서잇는 아이가 고맙기도 했다.

아이는 은행을 나오면서

"엄마 나 미국에 어떻게 가...."

그 통장은 두자녀의 유학 자금으로 생각하고 만들었는데,아이는 검은색 바코드를 찢어내는 은행원이 밉다고 했다.

 

난 아이에게 미안한 마음을 감추기위해 천원을 주며, 떠들지 않아서 준다며 너스레를 떨었다.

딸아이는 조금전까지 우울했던 기분이 천원이라는 거금을 받고 좀 나아진듯 보였다.

 

난 아이에게 용돈을 따로 주지 않는다.

아이는 자기가 필요한 돈이 잇으면 방닦는 일로 벌고 있다.

방하나에 100원씩.

하루 노동으로 500원을 벌어 필요한곳에 쓰고 있다.

그런 아이에게 천원은 내가 생각하는 백만원과 같은 돈이다.

 

오늘은 뭐지않아 내릴 장마비처럼 내 마음이 꿀꿀하지만, 비갠 다음날을  생각하며 마음을 다잡아 볼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