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 아이에게 처음 찾아오는 스승의날이 며칠 남지 않았다.
그냥 모른척하며 지나쳐 버릴까하면서도,유치원부터 줄곧 해 왔던 행사를 구렁이 담넘어 가듯이 넘어갈려고 하니까 왠지 어색하다.
사람은 하던대로 하며 살아야 하나보다.
딸아이 선생님은 학교에서 바른 사람으로 평가되고 있다고 한다.
쉽게 말해 뇌물을 싫어한다고 표현해야 정답이 될련지.
난 시골에서 먹거리가 자주 택배로 올라온다.
맏며느리의 살림을 걱정하는 인자하신 시어머니의 배려로 상추며 고추까지 사과박스에 담아 보내 주고 계신다.
얼마전에는 김치가 와서 선생님이 살고 있는 아파트 경비실에 맡겨 놓은적이 있엇다.
김장김치만 먹다가 갓담은 김치를 보니 선생님이 생각나 몇포기 담았는데....
아뿔사,
몇시간 있다가 선생님이 약간 흥분된 목소리로 전화를 하셧다.
자기의 사생활이 노출된것에 대한 강한 불만이 내포 되어 있엇다.
그날 오후는 나에게 먹구름 낀 하루가 되어 버렸다.
그리고 며칠후 또 한번 물건이 도착했다.
이번에는 시아버지가 며느리 좋아한다는 두릅을 산에서 캐와 보내 주셧다.
난 오후에 특활이 있는 아이에게 신문지에 싼 두릅과 참기름을 보냈다.
그리고 엽서에 전화하지 마세요를 적어 보냈다.
사실은 선생님 전화가 무서웠다.
그리고 며칠전에는 미수가루를 보냈다.
난 사람들과 나눠 먹는게 행복하다.
그중에 선생님도 포함되어 있다.
사실은 우리집 앞동에 선생님이 살고 계신다.
다음날, 딸아이 손에 미수가루를 담아 보낸 통이 들려 있었다.
그리고 조그만한 메모지에 "너무 고마워요,지금 저에게 가장 필요한 선물이예요.잘 먹을께요" 라고 적혀져 있었다.
난 사람들에게 드러내 보이는 행동은 하고 싶지 않다.
그래서 이번 스승의날 선물로 좋은생각 일년치 구독권을 준비했다.
그리고, 며칠후면 선생님손에 사람들 냄새 가득한 책한권이 올려져 있겟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