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남편의 한우 사랑은

옆에서 보는 저로 하여금 감탄을 하게 합니다

이 무더운 날에도 새벽 5시부터 시작해서

하루 몇 톤의 풀을 베어다 사료를 만듭니다

저~기 보이는 자루에 담긴 것들은 쌀겨와 과자 부산물 입니다

밭에 심은 호맥은 거의 다 베어 먹었고

먼저 심은 옥수수도 아직은 베어 먹이기 좀 이른 때 입니다

이 기간에 산천 어디나 지천으로 있는 풀들을 베어다 사료를 만듭니다

요즘엔 풀을 베어다 사료로 먹이는 사육농가가 거의 없답니다

농사꾼들도 힘든 일은 안 하려고 하지요 그렇다고 일꾼 사서 풀 베면 인건비 땜에

사료 사다 먹이는게 낫지요 그래서 다들 사료에 의지 한답니다 하지만

제 남편은 그걸 혼자서 다 합니다

자기 일에 긍지를 가지고 천직으로 여기고 일 하는 남편을 보면 넘넘 감사 하지요

힘들게 일하면서도 축사에서 노래를 불러 가면서 신나게 일 합니다

그것이 나로 하여금 궁금증을 유발 시킵니다

집 주변 어디에나 풀은 많습니다 저희 복숭아밭에도 많구요

산에 들에 빈터에 온통 풀천지 입니다

나가면 온통 다 돈이 보인다고 신 나서 풀을 베어 옵니다

거친 풀들을 저 기계에 넣고 돌리면 부드럽고 먹기 좋은 사료가 됩니다

유류값이 많이 올라 유류비가 좀 많이 들긴해도 그래도 농민들에겐 면세유를

공급해 주니 그저 감사할 따름 이지요

쌀겨와 과자 부산물을 넣고 맛나게 사료를 배합 합니다

이게 뭐냐하면? 미생물배양 한겁니다

미생물원액을 쌀겨에 버무려서 배양 합니다 그리고는 사료만드는데 넣습니다

이렇게 만들어 진 사료는 비닐봉지에 넣고 공기가 통하지 못하게 꽁꽁 묶어서

발효를 시킵니다 발효 시키는 과정은 산소가 들어가게하는 호기성발효가 있고

산소를 못 들어가게 해서 발효 시키는 혐기성발효가 있는데

우리는 혐기성발효를 시킵니다 

미생물 배양 되면서 나는 향기와 사료 발효 되는 향기로

우리집엔 늘~~~~~술익는 향기가 납니다

이 기계 이름이 TMR배합기 입니다 (TMR이란 완전 배합을 뜻합니다)

우린 남들보다 먼저 선진농업을 시작 했답니다 저 기계 덕분에 IMF의 파고도 거뜬히

잘 넘었고요 앞으로 닥쳐오는 어떤 어려움도 다 이겨 낼수 있답니다

그렇다고 우리집 보물 1호가 저 기계 냐구요??? 아니지요

우리집 보물 1호는 당연히 저 사진에 있는 제 남편이지요

맛나게 식사하는 우리집 소들 입니다

제 남편의 한우 사랑은 아무도 못 따라 갈 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