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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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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상여


BY 운주산야풍 2008-04-15

 

꽃상여


 

사람은 죽어서야 타는 꽃상여를

나는 살아서 타고 간다

울타리 밖을 한 번도 벗어나지 못 했던

내가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꽃상여를

타고 간다

새로 태어나기 위해 가고 있다

기차가 지나가는 것도 봤고

높은 아파트라는 것도 봤다

한참을 그렇게 꽃상여를 타고 갔다

드디어

어두컴컴한 넓은 처소로 들어가야 한다


그곳에서 

내가 새로 태어날 수 있다

두렵고 낯설어 눈물 흘리는데

주인아저씨가 자꾸 내 머리를 쓰다듬어 주신다

아저씨도 울고 계신다

아저씨 울지 마세요

저 새로 멋지게 태어 날거예요

그동안 저 살 키워줘서 고맙습니다

이젠 울지 마세요


지옥인지 천당인지 알 수 없지만

많은 소들과 돼지의 아우성이 들린다

누런 털옷 훌훌 벗어 던지고

새로 태어나면

혼인잔치 상에서 많은 사람들

반갑게 맞이하고

멋진 차타고 먼 곳으로

이바지도 갈 거란다

죽음으로써 다시 태어나는

나는 

화려한 부활을 꿈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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