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린 이십년 쯤 한우를 키우며 삽니다만
단 한 번도 쌍둥이를 낳은 적 없었어요
근데 지난 월요일 밤에 한 마리의 송아지가 태어 났어요(숫놈)
날도 포근해서 드라이기로 말려 줄 정도는 아니라 맘 놓고 잤어요 우린
아침에 소들 여물 주러 나갔던 남편이 소리치며 다시 들어 왔어요
"민형엄마~~~~~송아지 한 마리 또 났어"
"다른소가 낳은게 아니고???"
"응~~~~~~~쌍둥이야"
앞으로 보고 있는 저 소가 쌍둥이 엄마소 입니다
다른 소들은 여물을 먹는데 여물도 못 먹고 왜 저러고 있는지 궁금 하시지요?
태어난 지 삼일 쯤 부터 숫놈송아지가 젖만 먹고나면
밖으로 나와 축사에서 좀 떨어진 곳에 가 있습니다
엄마는 애가 타서 저렇게 먹이도 못 먹고 부르고 있는데...
이 못된 놈 들은 척도 안하고 저렇게 앉아 있습니다
땔 나무감들을 쌓아 놓은 곳이데 첨 한 번 저 곳에 와 있더니
맨날 저 곳에 와서 저렇게 앉아 있습니다
고집은 어찌나 쎈지 들여다 놔도 또 저 자리에 와 있습니다
다른 소들이 먹이 다 먹고 물 마시러 갔는데도 쌍둥이 엄마는 여전히
아들만 바라보고 부르고 있습니다
하는 수 없이 내가 데려다 줬습니다
말 안듣는 아들인데도 엄마는 저렇게 핥아주고 이뻐해 줍니다
그리고는 맛난 젖을 먹이지요
동생 송아지도 옆에 왔습니다
엄마는 딸송아지도 핥고 또 핥아 줍니다
오빠 없을 때 혼자 젖을 실컷 먹은 동생은 자리에 앉았지만
엄마는 따라가서 또 핥아 줍니다
젖을 물린채로...
우린 걱정 입니다
쌍둥이엄마가 애정을 좀 덜 쏱았으면 싶습니다
저러다 몸져 누울까 걱정 입니다
젖도 풍부했음 좋겠습니다
쌍둥이들이 넉넉히 먹고 자랄만큼 넉넉 했음 좋겠습니다
우리가 자식 사랑 하는것은
소들이 새끼 사랑 하는 것보다
더 많이 한다고 자부 하기는 어려운 듯 합니다
쌍둥이엄마의 근심 두 배가 줄어들길 바라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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