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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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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 눈 때문에


BY 운주산야풍 2005-12-20

한 번 시작한 눈이 거의 날마다 내린다

그야말로 설상가상이다

우리 축사중에 제일 큰 축사는 지붕이 빛이 투과되는 지붕인데

두툼히 쌓인 눈 때문에 낮에도 빛이 들지않고 음침하고...

운동장이 딸린 축사에는 소들이 눈밭이긴 하지만  나와서 볕을 쬐이니 좋은데

볕이 들지 않는 축사 소들은 저 눈이 다 녹아 내릴 때 까지 춥게 지내야 한다

소들한테 미안해 죽을지경이다

긴긴 겨울 밤을 어떻게 견디는지...

다른 계절보다는 먹거리를 많이주어 속이라도 든든하게 해 주고 있지만

얼마나 추울까

아침에는 소들 보기가 더 미안하다

우리는 따뜻한 방에서 두툼한 이불까지  덮고 자고

소들은 지붕만 있고 바람 막이도 없는 축사에서 겨울을 난다

스스로 자생력이 생겨 털이 더 촘촘하게 나긴 하지만

그래도 자꾸자꾸 미안하다

그래도

우리 축사는 바닥이라도 뽀송뽀송하니까 덜 추울거라고 다른 축주들이

말을 한다

하기야 자고 난 후 잤던 자리에서 김이 무럭무럭 나기도 한다

송아지들은 송아지방이 따로있어 바닥에 전기매트도 깔려있고 천정에는 보온등도

켜 있으니 들어가고 싶으면 들어가고 짚 두툼히 깔린 곳에서 자고 싶으면 자고 맘대로

하니깐 괜찮지만 큰소들에게 넘 미안하다

여름에는 물것(모기,쇠파리) 때문에 미안하고 겨울엔 추위 때문에 눈 때문에 미안하다

눈아~눈아~~~~ 제발 그만 내려다오

우리소들 따뜻하게 지내게 이제그만 내려다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