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번 시작한 눈이 거의 날마다 내린다
그야말로 설상가상이다
우리 축사중에 제일 큰 축사는 지붕이 빛이 투과되는 지붕인데
두툼히 쌓인 눈 때문에 낮에도 빛이 들지않고 음침하고...
운동장이 딸린 축사에는 소들이 눈밭이긴 하지만 나와서 볕을 쬐이니 좋은데
볕이 들지 않는 축사 소들은 저 눈이 다 녹아 내릴 때 까지 춥게 지내야 한다
소들한테 미안해 죽을지경이다
긴긴 겨울 밤을 어떻게 견디는지...
다른 계절보다는 먹거리를 많이주어 속이라도 든든하게 해 주고 있지만
얼마나 추울까
아침에는 소들 보기가 더 미안하다
우리는 따뜻한 방에서 두툼한 이불까지 덮고 자고
소들은 지붕만 있고 바람 막이도 없는 축사에서 겨울을 난다
스스로 자생력이 생겨 털이 더 촘촘하게 나긴 하지만
그래도 자꾸자꾸 미안하다
그래도
우리 축사는 바닥이라도 뽀송뽀송하니까 덜 추울거라고 다른 축주들이
말을 한다
하기야 자고 난 후 잤던 자리에서 김이 무럭무럭 나기도 한다
송아지들은 송아지방이 따로있어 바닥에 전기매트도 깔려있고 천정에는 보온등도
켜 있으니 들어가고 싶으면 들어가고 짚 두툼히 깔린 곳에서 자고 싶으면 자고 맘대로
하니깐 괜찮지만 큰소들에게 넘 미안하다
여름에는 물것(모기,쇠파리) 때문에 미안하고 겨울엔 추위 때문에 눈 때문에 미안하다
눈아~눈아~~~~ 제발 그만 내려다오
우리소들 따뜻하게 지내게 이제그만 내려다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