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작가

이슈토론
접종 여부를 스티커로 구분한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배너_03
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조회 : 320

너도 내 식구


BY 낸시 2021-11-23

어려서 산에 땔나무를 하러다니는 아버지를 따라다녔다.
졸랑졸랑 따라다니며 옛날이야기 듣는 재미가 쏠쏠했다.
그 중 너도 밤나무 이야기도 있었다.
밤나무 골짜기란 뜻의 율곡 이이선생의 호에 얽힌 이야기다.
율곡 선생은 호랑이에게 잡아먹힐 사주를 타고 태어났다고 한다.
하지만 밤나무 천그루를 심어 가꾸면 그 화를 면할 수 있다해서 그 부모가 산에 밤나무를 심고 정성으로 가꾸었다고.
율곡이 일곱살 되던 해에 호랑이의 변신인 늙은 중이 찾아와 율곡선생을 데려가려고 하였다.
호환을 면하려고 산에 심은 밤나무가 천그루 있다하니 한번 세어보자고 해서 같이 산에 가서 밤나무를 세기 시작했다.
열심히 가꾼다고 가꾸었지만 그 중에는 죽은 것도 있어서 밤나무가  모자랐다.
밤나무가 모자라 율곡을 데려가야겠다고 늙은 중이 말하자, 나도 밤나무하고 어떤 나무가 말을 했다고 한다.
그래도 한 그루가 못자랐는데, 마침 또 다른 비슷한 나무가 옆에 있어, 너도 밤나무하고 호환을 면했다는 이야기다.
아버지는 이것은 너도 밤나무, 저것은 나도 밤나무하고 나무 이름을 일러주었다.
지금은 나무모양은 생각이 안나고 이름만 기억에 남았다.

식당에서 일하는 사람들 먹으라고 카레도 만들고 짜장도 만들고 김치찌게도 한다.
때로는 손님들 음식 만드는 것은 일하는 사람 몫이고 나는 일하는 사람이 먹을 음식 만드는 일만 하기도 한다.
내가 만든 음식을 맛있다고 먹는 것을 보면 기분이 좋다.
그렇게 몇년 같은 음식을 먹다보니 같은 식구같은 마음도 든다.
그래 식구가 별거냐.
같은 음식을 같이 앉아 먹으면 식구지.
너도 내 식구다.

너도 내 식구다하고 생각하니 같이 일하는 사람이 소중하게 다가온다.
같은 별 같은 시간에 태어나 같은 식당에 모여 같은 밥을 먹으니 소중한 인연임이 분명하다.
너는 나를 위해 일을 하니, 나는 너를 위해 밥이라도 해야겠다.
누군가 나도 식구하고 나서면 그 또한 좋겠다.
나도 식구, 너도 식구.
또 혹시 모르지.
내가 어려움에 처했을 때, 너도 식구 나도 식구가 나서서 도움을 줄런지도.
율곡이 호환을 면한 것처럼 나도 어려움을 벗어날지도 몰라.
그것이 아니어도 좋다.
혼자 먹는 밥보다는 같이 먹는 밥이 백번 나으니 그것만으로도 충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