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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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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른 별년? (시끄러워 못 살겠네)


BY 운주산야풍 2004-06-09

사람이나 짐승이나

정말 천태만상 입니다

두어달 전에 딸(송아지 암컷)을 순산한

에미소 한마리 또 있었지요

같은 방에 삼일 먼저 아들 낳은 에미도 함께 살지요

딸 에미년은 첨에는 별 문제가 없었는데

하룬지 이틀인지 지났는데

자기 딸램에게는 젖을 안 주고

남의 아들에게만 젖을 줍디다

그러련 했지요

근데

딸램 비실비실 죽음직전 까지 갔는데도

에미년은 돌 보지 않고 남의 아들만 챙깁니다

할수없이

우리가 유모 역할을 또 나섰지요

다행이도

착한 딸램은 우유병을 잘 빨았고

지금까지 잘 먹고 있어요

문제는

우리가 아무리 신경을 쓰도 다른 송아지들에 비해

자라는 속도가 현저히 떨어지고

털의 모양만 봐도 거칠고 엉성 합니다

분유에 매번 무항생제 계란 구해다 넣어 먹이는데도

엄마젖 먹는 녀석들보다 발육이 떨어 집니다

엄마젖 먹고 자라는 넘들은 털이 반들반들 하거든요

두 에미의 젖을 먹고 자라는 그넘은

쑥~쑥 자라서

누구라도 보면 우유먹는 딸램과 두달 정도 차이가 나 보입니다

이 불쌍한 딸램은 누가 핥아 주지도 않구요

낮에 다들 앉아서 쉴때

에미들은 자기 새끼들을 자기 가슴가까이에

앉히고 쉽니다

서로 목과 목을 부비기도 하구요

엄마 잃은 이 불쌍한 것은 따로 뚝 떨어져서 혼자

쓸쓸히 있습니다

비 라도 오는 날이면 더욱 불쌍하고

그 에미년이 미워 죽겠습니다

한술 더 떠서

그 정신 나간 에미년???

그 남의 아들

눈 앞에만 안 보이면 몇 시간이라도

부르고 소리질러 시끄러워서 살수가 없어요

진작

친엄마는 느긋 합니다

한번도 찾거나 애 태우는 걸 못 봤어요

이제는 제법 컸다고 꽤 멀리까지 나 다니다 돌아 오는데

그놈의 정신나간 에미년의

고래고래 소리 지르는 걸 다 들어야 하는 우리는

죽을 지경 입니다

우린 또 그럽니다

" 참 별년을 다 보겠네 지 새끼는 챙기지도 않고 남의 새끼 가지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