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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아지 무덤


BY 운주산야풍 2004-05-26

축산

아니 난 생명공학을 한다고 자부 합니다

그 어떤 업종의 사업보다 결코 쉽거나 간단치 않습니다

생명을 다루는 업종이기 때문에

가축이란

야성이 남아있어 왠만큼 아프면 아픈표시를 안 냅니다

사람이 주의깊게 관찰 하기 전에는 쉽게 알 수 없습니다

사람이 발견 했을땐 이미 늦은 때도 종종 있습니다

99년 여름 이었던것 같습니다

그해 여름은 악몽 이었습니다

송아지 값이 폭락 하면서

우리가 관리를 소홀히 한 탓도 있구요

내가 그때 대학(축산대학) 다닌다고

신경을 덜 썼거든요

이론적으로는 잘 배우고 있었지만

사양에 있었서는 실패를 했던 해 입니다

유난히 송아지 설사가 많아서

한해 여름에 열마리 정도의 송아지를

갖다 묻었습니다

도대체 치료가 듣질 안아요

송아지는 원래

태어날때 면역체를 갖지않고 태어납니다

초유를 먹음으로써

면역체게를 갖게 되지요

그리고

생후 일주일 정도 되면

장의 환경이 한번 바뀝니다

그때 잘 못 하면 설사를 하게 됩니다

가장 실패를 많이 하는 시기입니다

그리고

한달만에 또 한번의 장 환경이 바뀝니다

그리고

석달만에 또 한번 바뀝니다

그 고비를 다 잘 넘겨야 드뎌 안심 할수 있습니다

그런데 그해엔

유난히 설사가 많이 생겼는데

분변을 살펴보니

도대체

송아지에서 나타나는 증상이 아닙니다

이약 저약 사용해도 듣지않고

자꾸 죽습니다

곰곰히 생각해 보고

학교에서 배운 여러 축종의 사례를

비교해 봤더니

그건, 분명 닭이나 조류에 생기는 증상 이었습니다

내가

가축약품으로 약 사러 갔어요

아무래도 닭 콕시듐 증상 같으니

그 약을 달라고 했어요

약사는 그럴리가 없다고

송아지와 닭은 전염이 안된다고

인정을 안 합니다

그래도 난 그 약을 달라고 했지요

내 생각이 딱 맞았습니다

그 약으로 예방 하고 치료 하면서

송아지 설사가 멈췄지요

거기에는 이유가 있었습니다

우리랑 가장 가깝게 지내는 집 중에

양계를 하는 집이 있습니다

그집 닭들이 병이 나서 자꾸 죽으니깐

울신랑

위로 한답시고

자주 그집가서 함께 걱정하고(어떡하냐~ 어떡하냐)

또 남은 닭들 얻어다 동네 사람들 나눠주고

우리집 축사에도 풀어놓고...

우리 송아지 자꾸 죽으니깐

양계장집 에서도

어떡하냐~ 어떡하냐~!

그러면서

자주오고 가고

이 두남자가

한 동안 그랬다는거 아닙니까

내가 낮에 집에 없어서 몰랐던 것이지요

그 이후로는

왠만하면 서로 축사에는 왕래를 자재 합니다

내가 엄명을 내렸거든요

그때 만든 송아지 무덤위로 풀이 무성하게 자랍니다

무덤은 가라앉아서 잘 안 보여도 우린 무덤자리를 압니다

풀들이 훨씬 짙고 튼튼하게 자라 있습니다

이유는 아시지요?

사람의 무덤속으로

나무들이 뿌리를 잘 뻗고 들어가는 것도 그 이유입니다

작년과 올해엔

송아지 실패률 0%에 도전하고 있습니다

그동안의 경험과 축적된 기술로 도전하고 있습니다

내가

잘 쓰는 말중에 이 말도 있습니다
(경험자 우대)

사업에는 꼭 경험이 필요 하지요

 

등록
  • 꿈꾸는 바다 2004-05-27
    지당하신 말씀입니다. 처음부터 경험있는 사람이 어디있냐만은 두번의 실패를 하지않는것이 유경험자의 길이 아닐까요 오늘 하루의 문을 열고 새로운 경험들을 기다리며 배운것들을 잘 활용하는 하루를 기대합니다. 건강하세요
  • 밥푸는여자 2004-05-28
    자식을 다~ 키운 이들이 하는 말 다시 한번 키워 볼 기회가 온다면 ~~~ 하리라..이렇게들 말하지요 님이 성공할 수있는 확률중 가장 큰 이유는 기술과 지식보다 그네들을 가족처럼 아낀다는 것이지요^^
  • 뜰에비친햇살 2004-05-29
    아~ 초유는 송아지에게도 특효 약인 셈이군요~ 역시 지식은 쌓고 봐야 한다니깐~^^ 배운만큼의 지식과 진심으로 동물을 아끼는 마음, 야무지고 부지런한 마음이 야풍님댁의 소들을 오늘도 무사 하게 하나봅니다. 야풍님 화이팅~~~~~~~!
  • 야풍 2004-05-29
    늘 방문해 주신 님들 반가워요
    남들처럼 재미나는 글도 아닌데
    방문해 주시니 무어라 감사를...
    그냥
    촌 아줌마 사는 얘기 속에 담아놨던 얘기 창구가 생겨서 넉두리 합니다
  • 서휘 2004-05-30
    썰렁한 제 방에 훈기를 주시고 가셨더군요. 고맙습니다. 경험자 우대.. 후후 사업에만 필요한 말이 아닌 것 같아요. 허기사 돈버는 것 만이 아니라 모든 것이 사업이겠지만 서두요.
  • 야풍 2004-05-30
    그렇지요??? 모든것이 경험자 우대 이지요
    저의 마실이 훈훈 했다면 고맙지요
    이렇게 서로를 모르면서도 함께 마음을 나눌수 있어 참으로 행복 하지요
    자주 뵈어요
  • 캐슬 2004-05-31
    제가 모르는 얘기들이 새록새록 재미있습니다.
    님이 아니면 어디서 이런 얘기들을 챙겨 들을수 있겠어요.
    고맙습니다.꾸벅
  • 리니 2004-06-01
    이런 이야기들이 이제사 술술 나오고 있습니다그려..작가방에 님이 계서서 들을 수 있는 이야기입니다.
  • 야풍 2004-06-02
    캐슬님,리니님~~~ 반갑습니다
    화가 이중섭 하면 소 그림을 떠 올리듯이 나도 소에 관한 얘기들만 해 부려고요 주제가 있는 방으로 남고 싶습니다
  • 세실 2005-01-28
    자기 분야에 전문인이 되기위해선 정말 끊임없는 노력과 배움과
    과학적인 사고방식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야풍이의 소 키우는 얘기를
    보면서 새삼 깨닫게 되는구나
    정말 대단허이 부검까지 해서 원인을 기어코 찾아낸 야풍이 홧팅!
    폐사율0% 도전이 눈앞에 꼭 펼쳐질것구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