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잃어버린 나의 시간들.


BY 수련 2007-06-11

정해년 한 해 동안은 "나"는 없는 거라고 스스로 최면을 걸며 하루를 보낸다.

틈나는 시간이 없도록 새벽부터 시간표에 맞추어 남편을 깨워 움직이지만

한 여름 날씨를 방불케하는 무더위에 한낮에는 등산을 가는 시간인데 도무지

발걸음이 움직이지않아 나갈수가 없다.

자연히 집안에만 있으니 공백시간이 떠돌게되어

괜스레 남편도 나도 하릴없는 백수처럼 텔레비젼을 털어놓고 마루에서 딩군다.

 

아깝다. 시간이.. 책을 읽고 싶은데, 글을 쓰고 싶은데, 블로그에 사진도 올리고

정리했으면 하는데 컴앞으로 몸이 나가지를 못한다.

남편에게 눈치가 보여서......

 

"나는 없다" 라고 되뇌이면서 한쪽구석에서는 지나가는 시간들이 아까워

마음만 조급해진다.

남편이 말문만 열리면 그때 내 시간을 가져도 늦지않다고 위로하면서도

왜 이리 허공에 떠다니는 것처럼 안절부절할까.

 

언어치료시간이다. 40분의 이 시간에는 항상  '뇌졸중카페'에 들어가서

새로운 정보가 있는지 검색해보고, 남편과 비슷한 증세의

다른 사람들이 올린 글도 읽어보고, 남편의 증세와 비교해보고

무슨 희소식이라도 있는지 글을 계속을 열어보다보면 금방 40분이 지나가버린다.

 

오늘은 급하게 글을 써본다.

많은 시간이 지난 뒤에 지금의 나는 어떤 마음으로 지냈는지 엿볼수있게

짧은 메모라도 하고싶어서..

 

어쩌면 시간이 더 많이 흘러야 할지도 모른다. 뇌졸중환자의 회복시기중에

언어가 제일 나중에 돌아온다는 냉정한 말을 들으면 절망스럽지만

그래도 마음을 추스리면서 '그래 언젠가는 돌아오겠지,절망은 금물이다. '

또 스스로 최면을 걸어본다."나의 존재는 없다. 남편만 있을 뿐이다."

 

독한 마음을 먹는데도 왜 이리 한쪽 가슴이 시릴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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