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졸중!
정말 무서운 병이다.
발병할 때는 순식간에 일어나고 회복되어가는 시간은 굼벵이가 기어가는 것 보다 더 느리다.
병원에서 여러 환자들을 보면서 옛날 친정엄마의 말이 떠 오른다.
"다른 병도 걸리지 말아야 하지만 이 병 만큼은 걸리지말아야 한대이. 진짜 무서운 병이다. 내 의지대로 움직일수도, 말도 안되니 얼마나 답답한 노릇인지 모르겠다"
엄마도 26년전에 뇌졸중으로 돌아가셨다.
3년을 못넘기면 6년, 9년, 3년 주기로 회복아니면 죽는다는 병이라는데
엄마도 3년을 넘기지 못하고 3년이 시작되는 해에 돌아가셨다.
그때는 할 수있는 최선의 방법은 용하다는 한약방에 가서 약을 지어 먹고 민간요법이나 할수있는게 고작이었다.
양의에서는 손을 놓지만 지금은 뇌전문한방병원이 많이 생겨 재활을 열심히 하면 얼마든지 다시 예전처럼 걸을수도 있다. 물론 경제적인 어려움도 있다.
그러나 남편이 입원했던 한방병원비가 일주일에 7,8십만원 , 한달이면 3~400만원정도 나오는데 웬만해서는 장기간 버텨내지 못한다. 수족을 움직이지 못하는 사람은 보호자가 감당키 어려워 간병인을 쓰기도 하는데 그 비용또한 만만찮기 때문에 어느정도 회복이 되면 6개월~1년정도 치료하다가 퇴원한다. 집에서 통원치료를 하기도 하고 스스로 혼자서 운동을 하면서 재활을 위해 노력을 하게된다.
이 무서운 병을 이기는 건 자신의 의지와 가족의 헌신적이 노력이 없으면 불가능한 것이다.
그래도 후유증을 남긴다니 얼마나 무서운 병인가.
유전적이라는 말에 나는 머리가 조금만 아파도, 손이 조금만 저려도 지레 겁먹은 병원에 가서 진찰을 하면 괜찮다는 의사선생님말에 안심을 하곤 했다.
그러나 시댁의 내력에는 뇌졸중환자가 없다. 시아버지는 폐가 안좋아 돌아가셨고 ,시어머니는 간암으로 돌아가셨다. 그래서 처음 남편이 말을 못하고 우,우,해도 설마 뇌졸중? 이라는
생각은 근접도 못했다. 어찌 그런 아둔함이... 지금 너무 후회된다.
발병 한달전에 남편은 오른손이 저리다고 했다. 남편에게 병원에 가라고 미루기만 했던것이다. 아니 일주일동안 채근하다가 겨우 고집센 남편을 달래 한의원에 데려갔지만 두어사람이 앞에 기다리고 있다는 말에 성질급한 남편은 그냥 나오고 말았고, 그후로 남편보고 혼자서라도 병원가라고만 종용을 했지 적극적으로 내가 서둘러 병원에 같이 가지않았던 것이다.
지금 생각해보니 얼마나 후회스러운지 모르겠다.
그나마 남편은 반신불수는 아니어서 간병인을 쓰지 않아도 되지만 언어장애가 와서
그 또한 반신불수 못지않게 답답하고 힘든 노릇이다.
말하고, 듣고, 쓰기, 읽기가 안되니 다른 사람과는 아예 눈길 조차도 마주하지 않아
할수없이 일인실에 있게 되었다.
일인실을 사용하는 바람에 정작 치료비보다 병실료가 더 많아져 한달만에 퇴원을 하면서 병원비가 무려 천만원에 육박하였다. 앞으로도 남편의 치료에 들어가는 돈은 기약을 할수가 없다.
"재물을 잃는것은 일부를 잃는것이요, 건강을 잃는것은 전부를 잃는것이다"라는 글귀를 본적이 있다.
너무나 지당한 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