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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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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운 남편


BY 수련 2005-06-09

어제부터 남편은 휴가를 받았다.
하루 집에서 쉬고 다음날, 오늘 아침 일찍
변산반도쪽으로 출발할려고 계획을 다 잡았었다.

낮에 친구 잠깐 만나고 오겠다더니
감감무소식이더니 자정이 지나고
새벽이 오고 아침이 되어도
들어 오질 않았다.

차를 타고 나갔길래 혹시나
음주운전으로 사고가 났을까싶어
여기저기 전화를 해보았지만
차를 두고 택시를 타고 분명히
밤12시쯤 집으로 갔다는 것이다.

그러니 더더욱 걱정이 되는것이었다.
술취한채 무슨 사고가 당했는가
싶은 마음에 뜬눈으로 밤을 새우고 나니
몸도 마음도 더위 지쳐 짜증이 난다.

가만히 앉아 기다릴려니 조바심이 나서
견딜수가 없어
뒷산에 올라갔다가 물을 뜨고 집으로
돌아오니 대문앞에
쪼그려 앉아 있는 멀쩡한 남편을 보니
밤새 걱정은 어디로 가버렸는지
어디 한군데도 다친곳은 없고 너무도
멀쩡하게 날 쳐다보며 어딜 갔다오냐며
되려 짜증섞인 말을 하는 남편을 보니
화가 머리끝까지 치솟았다.

암말도 안하고 떠온물을 뒷베란다에 두고는
목욕가방을 챙겨 대문을 '꽝' 닫아 버렸다.

휴가!

혼자 가던지 말던지 지금 마음으로는
꼼짝도 하기 싫다.
사람마음이 이렇게 간사할수가...
밤새도록 무사하기를 바랬던 마음이
아무일없이 돌아온 남편을 보니
이렇게도 화가 나다니.....

우습다.
어디가서 자고 왔는지 묻기도 싫다.
변명을 하는 남편얼굴도 보기싫고,....
내마음의 화가 언제쯤 풀릴지 모르겠다.
일주일 내내 방콕만 해버릴까보다.
더운데 집에 가만히 엎드려 있는게 상책이
아닐까 싶기도 하고.....
에어컨도 시원찮은 고물차를 타고 다니는것도
끔찍스럽기도 하고....

남편 하는짓거리를 봐서 결정해야지.

2001-07-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