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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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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란


BY 수련 2005-06-09

가을이 정말 가까이 다가섬인가.
하늘이 유난히 높다
바람한점 없는 날씨지만 이제는 집안에서도
선선함을 느낄수있다.

하늘에 떠있는 구름도 움직임이 없다.
잠시 머물고 싶음일까.
우연히 난화분에 눈길을 주었다.

아,꽃이..,
하얀 꽃이 두화분에서 다 피었다..
언제적부터 피었을까.
꽃대가 올라오고 꽃봉오리가 
맺히고 피기까지는 적어도 일주일도 더 걸렸을텐데
왜 난 여지껏 보지 못했을까.

엎드려 가만히 냄새도 맡아보고 찬찬히 뜯어보았다.
보면 볼수록 신비스런 꽃이다.

다른화분과 같이 두어 매일 물이 주었더니
작년에는 꽃이 피지 않았었다.
난은 게으름을 피는 사람이 더 잘키운다고 했다.
물을 자주 주지않아야 꽃이 핀다했지만
다른 화분에 물을 주면서 차마 물을 아끼지 못하고
똑같이 물을 줬었다.

그래서 아예 한쪽으로 제껴두고
쳐다보지 않으려 일부러 외면을 했다.
눈에 보이면 목마르다고 물을 달라고 애원하는것 같아
그냥 지나칠수없어 듬뿍 주기 때문이다.

한동안 눈길도 주지 않은채 짐짓 모른채 했더니
한쪽 구석에서 버림받았다고 화가 났을까.
단아한 모습으로 진한 향을 품어내며 꼿꼿이 
요염한 자태를 뽐내고 있는 난 화분 앞에서
죄인마냥 엎드려 몇분동안이나 가만히
들여다 보았다.

갑자기 웃음이 터져나왔다.
지난번에 난전시회에 갔을때 꽃에 반해 한참이나
이리저리 보고있으니 어떤 남자가 가까이 와서
하던말이 생각났다.우스개소리였던가..
'난이 꽃을 피우면 여자보다 남자들이 더 좋아한답니다'
뭔소린가하고 의아해서 쳐다봤더니 
'난꽃을 자세히 보세요.여자의 뭔가 닮지 않았어요?'

뭘 닮았을까!!!!!.......

아니!어찌 그런말을.. 은밀한곳에 비유하다니..
얼굴이 화끈 달아올라 그 남자를 흘겨보고는
바로 나와 버렸던 기억이 났다.

보는 관점에 따라 다르겠지만 蘭 꽃의 오묘한 모양에
나는 자연의 신비로움만 느껴진다.
모양새만 화려하고 향기가 없는 서양란보다
화려하지는 않지만 은은한 향기를 품어내는
동양란에 흠뻑 취하고 싶다.







 
2001-08-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