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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박이야기


BY 수련 2005-06-09

작년에 시골에 처음 와서는 무심코 지나쳤던 시골의
가을이 올해에는 찬찬히 눈에 들어왔다.
새벽미사가는길에 담장너머 빨간 석류가
탐스럽게 달려있고,
대추나무에도 주렁주렁 파아란 대추가
많이도 열려있다.
아직도 따지 못한 고추밭에는 빨간 고추가
듬성듬성 달려있고,
박도,호박도 익어 군데 널부러져있어도
남의것은 손대지않는 시골인심일까.
보는 사람마음이 그저 풍성해져 왔다.

호박이 달리지도 않을 때늦은 노오란 호박꽃이
아직도 피어 있었다.
가만히 뜯어보니 참 이쁜 꽃이다 싶다.
누가 못생긴 여자를 호박꽃에 비유했을까.
당치 않는 속설이다.
예사로이 보아넘겼던 호박꽃이 다른꽃에
뒤지지 않을만큼 색깔도 모양도 이쁘다.

어릴때 오빠들이 호박죽을 먹는 나를 보고
'호박순이 호박을 먹으면 순호박이 된대요'
하며 놀렸었다. 그후로 호박으로 만든 음식을
절대 먹지않았었다.

10여년전 앞집에서 시골에서 가져왔다며
어린 호박을 주길래  나물을 했더니
작은 딸아이가 어찌나 잘먹던지.
그후부터 호박넣어 된장,갈치찌개도 끓이고
호박죽도 해마다 쑤어먹었다.

과연 가을은 결실의 계절인가 보다.
오늘은 장날이라 여러가지 먹을거리가 많을것이다.
성급하게 익힌 감도 지난 장날에 보이던데 감도 몇알사고
누런 호박도 사다가 죽도 쑤고 햇땅콩도 사서 삶아 먹어야겠다.


                                
                                
2001-09-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