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후회를 많이 한다. 충동구매를 하고, 쓸데 없는 말을 해놓고, 지키지도 못할 맹세를 하고, 남편과 싸우고,애들을 야단쳐놓고..... 돌아서면 후회할일을 치매걸린 여자마냥 끝없이 저질러놓고 지나고 나서 혼자서 가슴앓이를 한다. 신은 인간은 불완전하게 창조했기 때문에 후회없는 인생을 살아가지 못하고 끊임없이 후회하고 또 후회하며 살아간다는 글을 어디선가 읽은 기억이 난다. 그러면, 나는 지극히 정상이란 말인가. 이렇게 날마다 후회하며 사는것이.... 남편과 다투고 난뒤 속상한 마음을 친구에게, 딸에게 메일로 보내고 나서 금방 후회한다. 혼자 앓으면 되는일을 참지 못하고 괜히 다른사람에게까지 전가시켜 덩달아 마음 아프게 하고는 또 후회하고... 후회가 제일 심하게 일어나는건 친구와 점원의 부추김에 옷을 사고 난후다. 이쁜옷을 입어서 안 이쁜사람이 어디 있을까. 몇프로 세일하니까 그정도는 싸다는 말에 순간 숫자개념을 잊어버리고,거울속의 이쁜 다른 여자를 보고는 덜렁 카드로 사버리고, 밑단을 조금 올려달라고 수선을 맡겨놓고는 집에까지 잘 와서는 그제사 비싸다는 생각에, 봄에 산 원피스도 있어 안사도 되는옷을... 차라리 고치지나 않았으면 물리기라도 할걸,잠자리에 들어서까지 끊임없이 후회한다. 아이들을 대학에 다보내고 둘만 남게 되자 남편은 술이 한잔 되어 '지난날은 당신이 아이들을 위해, 또 나를 위해 희생하며 살았지만 지금부터는 내가 당신을 위해서 살께.여지껏 살아오면서 당신에게 잘못한걸 정말 후회해,이젠 잘할께,두고봐' 그렇게 후회하던 남편은 나보다 더 심한 치매증상인지 내가 언제 그랬냐는듯이 술이 들어가면 여전히 나를 괴롭힌다. 다음날 입 꼭 다문 나를 보고는 '다시는 술 안 먹는다,또 먹으면 *새끼다" 해놓고는 일주일쯤 지나면 또 먹고.... 그래서 나는 애들에게 메일을 보낼때마다 '매사를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후회하지 않는 삶을 살아라'고 나는 지키지도 못하는 말을 반복하고 또 반복한다. 한번 엎질러진물은 다시 담을수가 없듯이 해 놓고 후회하지 않을려면 긍정적으로 생각하는것이 차라리 나을듯 싶다. 그래도 생각만 있으면 뭐하나. 나는 껄빵한 여자처럼 오늘도 또 내일도 계속 후회하면서 살것 같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