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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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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급을 기다리는 딸.


BY 수련 2005-05-29

"엄마. 아빠 월급 탔어요?"

이틀전에 전화로 대뜸 그렇게 묻는 딸애에게
왜그러냐고 했더니
카드로 돈을 뺄려니 잔고가
6천원뿐이라서 돈이 안나온다고
돈이 없어 밥도 못사먹는다했다.

기가 막혀서 말이 안나왔다.
20일에 용돈이 부쳐오는줄 알면
알아서 써야지 계획없이 그냥 쓰니까
그럴수밖에...

이틀당겨 부쳐줄수도 있지만 가슴이 쓰려도
참았다. 그전부터 수첩에 출납을 적으며
한달을 계획성있게 살아라고 몇번이나
얘길해도 한귀로 듣고 흘리는지
주먹구식으로 그냥 돈을 빼쓰니
바닥이 나는건 당연지사...

큰애도 지 아빠 월급날만 되면 나보다
지가 더 기다리는지 능청스럽게 어김없이
안부전화를 해대서 속으로"이놈이 돈이 떨어졌구나'
생각하게 하더니 이제는 동생도 오빠의 전철을
밟는구나 싶다. 하기야 살림꾼인 나도
월급날이 되기도 전에 생활비가 항상
달랑달랑 했으니까 ......

전에 서울갔을때 아들이 대학로에 있는 퓨전음식점에서
밥을 먹자길래 갔었는데 음식값이 꽤 비쌌다.
아들놈은 몇번이나 와서 먹어봤다해서
부쳐주는 용돈은 뻔한데 어떻게 이런 비싼걸
먹을수있냐 했더니 그 대답이 너무 가관이라서
기가막히기도 하고 마음도 아팠었다.

한끼를 맛있게,멋있게 먹기위하여
일주일동안 라면이나 학교식당에서 싼 밥을
먹는다해서 한대 쥐어 박았다.

그때 용돈을 올려주고 싶었지만 참았다.
나름대로 머리를 굴리고 세상살이를 배우는것
같애서 모른척했다.

딸애의 통장은 내가 가지고 있고 지는 카드로
돈을 빼쓰는데 어제 통장정리를 하니 장수가 넘어가길래
봤더니 웃음이 나왔다.
만원,만원,이만원,만원,만원.....

아이들도 그러면서 타쓰는 돈의 소중함도 알게 될것이다.
없다할때마다 덜렁 주는 버릇하면 맡겨놓은것처럼
당연히 받는걸로 여기며 헤프게
쓰게 될것이고 앞으로 저희들이
돈을 벌게 되어도 계획성있게 사는 요령도 배우지 않을까 싶다. 2002.12.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