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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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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띠


BY 수련 2005-05-29

올해는 말의 해,壬午年이다,
새해들면서 말에 대해 좋은면만
테레비에서 계속 보여준다.
오늘 아침에도 멋진 말을 보여주며
말처럼 힘차게 달리며 앞으로 전진하는 좋은해가 될거라는
리포터의 경쾌한 음성을 들으면서
남편을 흘낏 보았다.

슬며시 딴청을 피우며 출근준비하라고
재촉이었다.

결혼전까지는 말띠라서 어떻다는 소리를
한번도 듣지 않았다.
그냥 세간에 여자말띠는 팔자가 세다는말을
흘려들었을뿐이다.

그래도 주위친구들도 그냥저냥 잘살고 있고
더러 이혼한친구도 있지만 말띠만 이혼하는것도
아니니 예사로 쳤지만
결혼후 언젠가부터 내가 실수할때마다 남편은
'당신은 말띠라서 .....'

사실은 내가 생각해도 난 덤벙대는편이다.
손에 가시가 돋았는지 그릇도 잘깨고
도마질하다가 손가락이 성할날이 없고,
뜨거운 냄비에도 잘 데이고,물그릇도 잘 쏟고....

이제는 남편에게 조금만 대들어도 말띠중에도 백말띠라서
드세다는둥,그저 말띠를 잘도 갖다 붙였다.
잠재의식속에 뭔가 잘못한 사람처럼
나도 모르게 누가 나이를 묻거나
띠를 물으면 한살을 올리거나 내리곤했다.

시누이가 나와 동갑인데 자기 여동생은 그냥 말띠이고
나만 백말띠라고 우겨서 그냥 그런가 보다하고
죄인아닌 죄인마냥 '말띠'말만 나오면 기가 죽었다.

작년에 철학을 공부한
남편친구가 있는데 그 사무실에 놀러갔다가
내 나이,생일을 묻길래
가르쳐주면서 내가 정말 백말띠냐고
물었다.
내 생일이 음력7월이니 절대 아니란다.
그해에 임신을 해서 그해에 태어나면
백말띠라고 하면서 나는 그냥 말띠이고 사주도 좋아서
천수를 누릴거라면서 남편더러 마누라덕을 볼거라 했다.

거짓말이라도 듣기좋은
말을 해주니 얼마나 기분이 좋은지
남편앞에서 오랜만에 어깨에 힘을주며 으쓱댔다.
그날로 나는 '백말띠'에서' 평범한' 말띠'로바뀌었고,
그후로 남편입에서는 '말띠라서..' 라는 말은 사라졌다.

백말띠면 어떻고 그냥 말띠면 어떠랴,
사는데 아무 지장없으니 팔자가 드세다는 말은
모두가 낭설이다.

말띠해의 딸의 출산을 기피하여 작년말쯤 미리 재왕절개 한다는
말에 쓴웃음이 가지만 여자말띠의 활약상이 얼마나
많은데..말띠여성들중에는 미인과 학자가 많으며
조선시대에도 말띠왕비가 많았고
현재 잘나가는 연예인도 많다.

강수연,김하늘.황인영,정혜선 반효정,박경림,이경실등등..


2002.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