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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성년자 자녀에게 식당에서 술을 권하는 부모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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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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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탈


BY 수련 2005-05-19

가끔씩 나는 누군인가 하고
스스로 반문해본다.나의 실체는?


어떤일이 있어도
남편의 퇴근시간전에
집에 들어와 저녁상이 준비 되어 있어야하고
남편이 집에 와 있는 시간동안은
나라는 존재는 없이 한남자의
예속물이 된다.

이것 저것 심부름을 시키면
잘 훈련된 세파트마냥 군소리하지 않고
한다.본인이 집에 있을때만큼은
남편과 같은시선으로 고정시키길 원하기땜에
나는 고대의 시종처럼 움직인다.

저녁먹고 난후에도 간식을 원하면
마술요리사처럼 척척 잘도 해댄다.
수수전,닭튀김,샌드위치,김밥,오뎅...
남편의 코고는 소리가 들리면
'아, 오늘 하루가 지나가는구나'

하루종일 업무에 시달리다 집에 들어왔으니
왕처럼 지내고 싶다는 남편의 요상한
논리에 속으로는
'이세상에 저 혼자만 처자식 먹여살리나'싶지만
나는 더 이상 대항하지 못한다.
그러나 하고 싶어졌다. 그런데....

그저께 먹을것 다먹고 할것 다하고
잠자리에 막 누웠는데 남편이 우유한잔을 갖다 달라는
말에 짜증이 나서 "당신이 직접 갖다 먹으면 안돼요?"
그 한마디에 이틀째 냉기가 감도는 분위기가
되버렸다.
시키는대로 잘하다가도 문득 그 룰을 깨버리고
싶을때가 있다.

친구들과 한 이틀쯤이라도 편하게 여행도 떠나고 싶고
가끔씩 낮모임때 친구들과 수다가 길어지면
'오늘 저녁은 당신혼자 해결하세요'하면서
저녁시간에 남편보다 늦게도 들어오고 싶다.
내 기억으로는 24년동안 살면서 한번도
그런적이 없는것 같다..

시관생도마냥 규율을 어기면 퇴교당하는것처럼
두려워서일까.결코 아니다.거창하게
'가정의 평화를 위해서'다.

모범학생도 때로는 그 굴레에서 벗어나고
싶을때가 있다는데 나도 사춘기 반항아처럼
탈출하고 싶다.
.
.
지금............
2002.1.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