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눈을 뜨니 온통 세상이 하얗다.
내가 사는 남쪽 경남지방에는
올 겨울 들어 이렇게 많은 눈이 내린건 처음이다.
지지난주에 춘천에 아들 만나러 갔을때 길가에 쓸어 모아놓은
흙이 잔뜩 묻은눈도 좋아서 그 위로 일부러 올라가서
밟는 나를 보고 아이들은 애기같다며 피식 웃었는데,
오늘은 설겆이도 하는둥 마는둥 카메라를 메고
바깥에 나갔다.시골이라 논발이 많아 백색의 나라에
온것 같다. 아무도 밟지 않은 논두렁을 뛰어다니기도 하고
맨손으로 만지기도 하고 여기저기 앵글을 맞추어 연신'찰깍'거렸다.
이쪽은 눈이 잘 오지 않아 눈온그림을 그리고 싶은데
소재가 마땅찮았는데 오늘 실컷 찍어서
동호회식구들에게 나누어도 주고 나도 한번 그려봐야겠다.
두어시간을 헤메다보니 새앙쥐모양이 되어 집으로 왔다.
아직도 소복소복 쌓이는 눈이 탐스럽다.
그런데,눈이 오면 좋아하는 강아지마냥 철없는 마누라와는 달리
남편은 비상이 걸렸나보다.차도에 모래도 뿌려야 되고
비닐하우스가 무너질까봐 각 면마다 여기저기 한바퀴 돌아보는지
소식이 없다.어쩌나 그래도 나는 눈이 와서 좋은걸.......